"실버선교, 평생 사명자라는 마음으로 일찍부터 준비해야"

감리교 실버선교 전략 및 방향성 모색 포럼 열려

고령 사회와 함께 건강 수명이 70세를 넘기면서, 인생 후반전을 뛰는 60세 이상 75세까지 '신중년'들의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시대 변화와 함께 나타난 선교 패러다임인 실버선교는 한국선교와 세계선교의 주요 이슈에 대한 대안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독교대한감리회 내 은퇴자 및 고령층을 선교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실버선교의 전략과 방향성을 세우고, 실버 선교사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30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채플 제1세미나실에서는 러브월드가 주최하고 감리교선교학연구소, M-Center가 주관하는 '감리교 실버선교 전략포럼'이 열렸다. 러브월드는 작년 6월 감리교선교훈련원(MMTC) 선교사 훈련과정의 학생들이 장성배 감신대 선교학 교수를 중심으로 설립을 추진하여 작년 12월 창립됐다. 국내외에서 지역사회 개발 및 비즈니스 지원, 해외신학교의 교수요원 및 행정, 건축지원, 실버 선교사 훈련 및 파송, 외국인 근로자·유학생·다문화가정·새터민 돕기 사역 등을 추진할 예정으로, 평신도 사역자들이 다양한 전문성을 가지고 총체적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교NGO단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필리핀 이나레스 빈민지역 사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웨슬리대학교 건축지원, 실버선교 훈련과 파송 등을 추진 중이다.

장성배 교수가 이날 주제발제를 했다.   ©이지희 기자

이날 '총체적 선교를 위한 한 전략으로서의 실버선교'에 대해 발제한 장성배 교수는 "은퇴자들 중 학력, 외국어 능력, 재능, 해외문화 경험, 타문화 적응력, 사회 경험, 대인관계 능력 등에서 젊은이들보다 뛰어난 인적자원들이 너무도 많아졌다"며 "또 이들은 어려운 삶을 이겨낸 견고한 신앙이 있고, 자녀양육의 부담이 없으며, 넓은 인맥을 통한 후원네트워크를 개발할 수 있다"며 실버선교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삶의 주기 이론에서 50세에서 75세까지 기존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창조적 삶을 살 수 있는 제3의 시기는, 선교적으로도 하나님의 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장성배 교수는 또 실버 선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지 선교사들이 이루려는 총체적 선교를 위한 파트너로, 그 일을 완성하기 위해 철저히 돕는 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선교 이슈와 실버선교

장성배 교수는 이날 실버선교가 등장한 배경으로 고령 사회, 선교의 주체와 영역의 확장, 선교 연령대의 확장 등을 들고, 실버선교가 21세기 세계선교가 당면한 주요 이슈인 △창의적 접근지역 선교 △자비량선교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 △다양한 선교 동원 △총체적 선교 △나라를 변화시키는 8가지 영역(종교, 가정, 교육, 비즈니스, 정부, 미디어, 예술과 오락, 과학) 등에도 대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통적 선교사가 들어갈 수 없는 접근제한국가들이 늘면서 교사, 사회사업가, 학생, NGO, 여행자 등 다양한 자격으로 선교하는 창의적 모델이 생겨나고,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비전트립, 단기선교, 비거주선교 같은 선교 모델이 개발됐다"며 "앞으로 세계선교는 평신도와 팀을 이루는 선교, 평신도가 더 많은 영향력을 주는 선교가 될 가능성이 높고, 특별히 창의적 선교 영역에서 평생 전문인으로 살았던 실버들이 기여할 부분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실버선교는 또 선교사 파송 능력이 한계에 달한 세계교회에 '자비량 선교'라는 대안을 준다. 장성배 교수는 "자녀교육이나 여러 가지 책임감에서 자유로워진 실버 선교사들은 자신의 생활 자금만 있으면 선교에 헌신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은퇴한 많은 실버는 연금이나 여러 방법으로 노후를 준비한 이들"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기 위해, 교회 내 실버 자원을 적극 동원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평신도 사역자들이 가진 다양한 전문성은 지역과 나라를 변화시키는 총체적 선교를 위해 효과적이다.

장성배 교수는 이러한 실버선교를 지지하기 위한 주요 개념으로 △삶의 주기의 변화 △만인 사명자직 △평생 사명자 △전문인 선교 △비즈니스 선교 △팀 선교 △네트워크를 소개하고, 실버선교의 세 모델로 장기선교사, 단기선교사, 국내선교사 모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러브월드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 실버선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펼쳤다.   ©이지희 기자

실버선교의 장단점, 극복할 사항은

장 교수는 실버선교의 장점과 단점, 극복할 사항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실버선교의 장점으로 △은퇴 후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는 고령화 사회의 대안 △자비량 선교의 가능성 높임 △젊은 선교사에 비해 삶의 지혜, 연륜, 인생 경험, 능력이 많고, 폭넓은 시각, 포용력, 인내와 극복하는 힘이 있음 △전문능력을 선교로 전환해 장기 목사 선교사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지원 △실버 선교사의 전문성을 정치,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선교현장의 구체적 필요에 응답하는 총체적 선교에 활용 △선교현장과 선교지 사회의 변화를 통해 한국교회와 국가 위상 높임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 △선교동원 등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장성배 교수는 불분명한 소명과 목적을 가진 경우 △타문화권 관광과 노후생활 위한 방편으로 흐를 때 선교 역동성이 사라짐 △경력, 권위 자랑하고 주장하는 등 권위의식과 교만으로 기존 선교사와 갈등하고 선교현장 질서 어지럽힘 △강한 자기 정체성으로 유연성 부족 △건강 문제 △준비 부족 시 장기 선교사에 어려움 △역할 구분이 안 돼 장기 선교사와 같은 모습일 때 갈등과 한계 야기 △자비량 선교가 아닌 교회 후원을 받을 때 지역교회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배 교수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교에 대한 분명한 소명과 목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철저한 선교훈련을 통해 소명을 확인하고, 영성훈련, 말씀 공부, 선교신학, 지구촌 상황 연구, 다양한 관점에서의 세계 이해, 선교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코칭, 멘토링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단, 교회 차원에서도 모든 성도가 40대부터 실버선교를 준비하도록 격려와 후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또 "실버선교는 자비량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신의 평생 계획을 가능한 한 일찍 세우고, 실버 선교사의 삶을 준비하고, 실버선교를 위한 삶의 계획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버 선교사와 기존 선교사와 협력 문제를 생각하여 팀 사역을 이루고, 이를 위한 제도적 규정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교단과 선교현장의 고참 선교사가 실버선교의 다양한 모델 개발 △교단은 실버 선교사의 건강 대안 모색 △실버선교 영역을 해외뿐 아니라 국내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다문화 가족, 새터민, 조선족, 독거노인, 노숙자, 농어촌, 낙도 등 국내 다양한 대상을 향해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러브월드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 실버선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펼쳤다.   ©이지희 기자

실버선교에 동참하는 데 필요한 준비

장성배 교수는 실버선교에 동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으로 △자신의 소명을 분명히 확인 △선교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공부 시작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디자인과 자신의 달란트 점검 △1차 선교계획 수립 △현장에 나가 계획을 실험하기 △분야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통한 구체적 계획 수립 △선교현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열매를 거둘 것을 제안했다. 이 외에도 공식적인 훈련과 파송, 관리를 받으며 지역교회에 유익이 되고, 가능한 인생 초기에 실버선교를 결단하여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장 교수는 "결론적으로 실버 선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분야를 평생 사명자로서 살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재무, 건강, 인간관계, 전문능력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그는 감리교 내 실버 선교사 제도 도입을 위해 '명예선교사' 제도를 보완해, 더욱 적극적인 용어로 '실버 선교사', '이모작 선교사' 제도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또 실버 선교사는 자비량을 원칙(개인 모금은 가능)으로 하며, 선교계획서를 선교지 나라 대표에 보내 임원회 수락 후 선교지를 결정하고, 여러 선교지 나라를 섬기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감리교가 정한 자격별 선교사 인준자격 기준과 인준 구비서류 규정에서 본인 선교사훈련이수증서, 건강진단서(유효기간 1년), 인성검사결과표(유효기간 2년) 등을 구비할 것을 제안했다.

영상을 통해 응답을 전한 감리교 본부 선교국 김영주 목사는 "이미 미국과 영국 선교사의 95%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이지만, 기감 전문인 선교사의 비율은 아직도 1.3%이고,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비율은 1%도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고령화 시대에 전문성을 갖춘 실버 선교사들이 쓰임 받도록 하는 첫 단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실버선교의 활성화를 위해 △교단 차원의 모집, 훈련, 파송 정책안 제시 △국외선교사 사역연한(현 70세)에 따른 실버 선교사 자격 규정 연구 △팀 선교 정책 개발 위한 정책안 마련 △국내선교사 제도 마련 △2030년까지 전체 선교사의 8~10%인 은퇴 선교사의 복지문제와 선교사 재파송에 대한 추가 포럼 등을 제안했다.

또 이강전 감리교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 김양묵 감리교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정석훈 감리교 청장연전국연합회 회장, 이규화 감리교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은 교단 내 실버선교 활성화를 위한 실버 선교사 동원과 훈련 프로그램 개발, 선교정책 마련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한국교회와 세계선교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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