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리스도연합교회(UCC)가 동성애자들의 행사를 후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주류 개신교단 가운데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는 8월 9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게이 게임스(Gay Games)'는 쉽게 말해 성소수자(LGBT)들의 올림픽 게임과 같은 스포츠 행사로 4년에 한번 개최되며, 올해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8월 9일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UCC는 올해 이 행사의 공식 스폰서가 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UCC는 주류 개신교단 가운데서도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일찍부터 동성결혼과 동성애자 목회자를 허용해 왔다.
'게이 게임스'가 개최될 클리블랜드는 UCC의 교단 본부가 소재한 곳으로, UCC는 총 3만 명이 참여하는 이 행사의 재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UCC가 발표한 성명에서 교단의 첫 동성애자 총회 임원인 J. 버넷 게스 목사는 "우리 교단이 사회정의 문제에 오래 헌신해 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게이 게임스'의 주요 스폰서로서 섬기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진보주의 기독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끼며 우리가 이 행사에 참여하는 선수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관람객들에 모두에게 열렬한 환영의 의사를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UCC가 이번에 '게이 게임스'를 후원하는 것은 교단이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사회 봉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또한 UCC 내 5천여 교회 가운데서 약 3분의 1에 달하는 1천5백여 교회들이 이러한 후원에 찬성하면서, 이를 위해 교회 차원에서 성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UCC는 동성애자들의 결혼할 권리를 인정하고, 동성애자의 성직 임명의 문을 연 최초의 미국 주류 개신교단이다. 이에 더해 UCC는 또 다른 최초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가장 처음 동성애자 행사를 공식 후원한 교단으로서다.
한편, UCC 외에도 이번 행사에는 18개 종교 기관이 파트너로 협력한다. 이 가운데 총 8개가 기독교 교단으로, 미국성공회(EC), 연합감리교(UMC), 유니테리언교회(UUC) 등이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게이 게임스'는 1982년에 미국 올림픽 영웅인 탐 워델에 의해 성소수자들이 스포츠 경기에 차별 없이 출전할 수 있는 권리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총 36개 종목에 수천 명 규모의 성소수자 선수들이 출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축제와 문화 행사, 다종교 예배 등이 개최 기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