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새벽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26일 동해상에 신형 방사포로 보이는 발사체 3발을 발사한데 이어 사흘만에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의중을 두고 군과 정보당국이 파악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이 이날 오전 4시50분과 4시58분께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 각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히고, "사거리는 500㎞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합참은 미사일의 사거리나 속도, 궤적 등을 토대로 북한이 갖고 있는 스커드 계열 미사일로 추정하고 정확한 종류를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모두 11차례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탄도 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4번째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미사일은 동해 동북쪽 공해상으로 날아갔다"면서 "북한은 미사일 탄착지점 인근 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통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 외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며 다음달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예정된 북일 국장급 회담에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달 3∼4일 방한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 위한 일종의 '무력시위'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시 주석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시주석은 이번 중국 국가원수의 방한이 방북보다 나중에 이뤄진다는 선례를 깬 것이다.
한 전문가는 "북한은 그동안 한반도 긴장 고조를 우려하는 중국의 입장을 거꾸로 활용해 국면이 불리할 때마다 적극적인 군사노선을 통해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략을 구사해왔다."며 "이번 발사로 고조된 긴장관계를 이용해 한중관계 심화흐름을 견제하면서 북중 관계가 강화되는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다음달 예정된 한중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의 핵보유 반대와 조속한 대화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28일자 노동신문의 '위대한 사상의 힘은 무궁무진하다'는 편집국 논평을 통해 "혁명과 건설에서 언제나 자주적 대를 확고히 견지해오신 대원수님들(김일성·김정일)의 영도가 있었기에 제국주의자들의 그 어떤 강권 책동도, 대국주의자들의 압력도 우리 인민을 굴복시킬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