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론은 고통 받는 자 고난 이겨내기 위해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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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욥의 친구들, 하나님 뜻 생각하다 욥 버린 것 같이 거대담론 인간 소외"
박종서 목사   ©양지평안교회

26일 샬롬누리영광교회(담임 서충원 목사)에서 진행된 제4회 샬롬나비워크샵에서 '문창극 후보의 하나님의 뜻에 대한 단상'을 주제로 발제한 박종서(작은교회연합 이사/양지평안교회 담임) 목사는 "이번에 문창극 박사는 고통 받는 세미한 개인에 대한 배려가 적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욥의 친구가 하나님의 뜻과 신앙을 생각하다가 욥을 버린 것과 같이 거대담론은 정신대에 끌려간 할머니, 그리고 정치범 수용소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북정치범들에 대한 소외를 발생시킨다"고 했다.

덧붙여 "해석하고 규정하고 분류하면 반드시 소외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은 역사의 종말에 가서 온전히 이루어지기에 함부로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 것은 자칫 반론을 부딪칠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며 "해석을 보류하고 하나님과 역사의 모순과 고통 받는 이를 함께 끌어안아야 하는 것이 성숙한 기독교인의 태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이것이 하나님의 뜻일거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고통을 당하는 자들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고난을 더 나은 진보를 위한 과정으로 해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고 했다.

박 목사는 "신정론은 고통을 받는 자가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고 했다.

그는 또 "이 땅에는 논리나 과학으로 풀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고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몇 가지 도식으로 다 해석되는 것도 아니다"고도 했다.

이어 "이 땅에는 죄로 인해 부조리한 것들이 너무 많아 다 해석이 되지 않는다"며 "몸으로 함께 살고 함께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라면 함부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해석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냥 함께 할 것이다"고 했다.

또 "부조리를 논리로 풀어내려고 하면 무신론자가 된다"며 "인간이 하나님의 뜻과 모든 부조리를 명석판명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오만이고 죄다"고 했다.

박종서 목사는 "욥기에서 욥의 친구들과 심지어 욥 자체도 하나님에게 책망을 듣는다. 인간의 지혜로 하나님의 뜻을 해석하는 것이 죄였고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알리기 위해서 하나님은 우주와 창조를 언급한다"며 "인간의 지혜는 항상 부분적이다"고 했다.

이어 "역사의 시작과 끝에 대해서 우리는 알 수 없다"며 "주님도 이 부조리한 세상에 들어와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육신의 몸으로 와서 질고와 간고를 겪고 우리를 대신해서 강제로 십자가를 지게 된다"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고 그리고 부조리와 억울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이것이 기독교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순식간에 사람들의 고난을 보고 해석하려 한다"며 "예수님은 그 시대에 모순에 눌린 사람의 고뇌를 이해했다. 그래서 그분은 고통 가운데 친히 내려 온 것이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고 정서적 동물인데, 이 감정과 정서에서 도망가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겠는가? 생각과 관념만 남는다"며 "몸으로 같이 있어주어야 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진리는 화육(incarnation)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진리는 내 밖에 있는 이데올로기에 그치게 된다"고 했다.

#샬롬나비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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