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장관급 인사 8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거취 결정이 늦어지면서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요청도 열흘 넘게 국회에 접수조차 되지 않았던 만큼 국정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문 후보자 사퇴 즉시 재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청서 제출로 청와대는 새 총리 후보자 없이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먼저 치르게 됐다.
이로써 국회청문회를 앞둔 장관급 인사는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정종섭 안전행정부·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이기권 고용노동부·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국회에 요청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오는 25일 국회에 다시 제출한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청문요청서를 접수하면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여야의 후반기 원(院)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청문회가 미뤄져 왔다.
하지만 야권은 박 대통령의 내각 인선에 반대를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병기, 김명수, 정종섭 내정자에 대해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와 함께 인선 반대를 외쳐왔다.
이병기 후보자는 과거 2002년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선거 자금에 연루된 전력이 있다. 당시 이 후보자가 이인제 의원의 특보인 김윤수를 만나 현금 2억5000만원이 든 상자 2개, 합계 5억원을 건내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 지원유세 하는데 경비로 사용할 것을 말하기도 했다. 김명수 교육부·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도 제자 논문 표절과 논문 중복게재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야권의 집중 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열릴 인사청문회는 검증단계부터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