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연속포럼, "세월호 트라우마 극복 방법은···"

우선,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하며 '애도'하는 것; 그 다음, 우리 사회 근본적으로 바꾸며, 희생된 이들 더 길고 편안하게 기억할 방법 찾아야
연속포럼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 -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하는가'가 23일 오후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동윤 기자

23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9일째다. 세월호 희생자 故 유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 씨(유가족 대변인)는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라고 당부했지만, 어느덧 세월호 사건도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다.

잊혀지고 있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연속포럼이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 -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하는가'라는 주제로 2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2동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렸다.

지난 9일과 16일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적 성찰'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란 주제로 개최된 데 이어, 이날은 연속포럼 마지막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세월호 관련 영상 시청과 '장현호 - 길가는 밴드'의 찬양에 이어, 이명수 씨(심리기획자, 전 마인드프리즘 대표)가 발제를 했다.

이명수 씨(심리기획자, 전 마인드프리즘 대표)   ©이동윤 기자

이명수 씨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세월호 트라우마의 파괴력이 그런 정도다. 이제 우리는 세월호 침몰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걸 인정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사태를 보며 지금 더 슬퍼하며 애도하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들은 언제까지 슬퍼만 할 수 없지 않느냐며 경제도 위축됐으니 빨리 털고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은 비정상적 모습이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사람 앞에서 유산분배를 논하는 꼴이다. 수백 명의 주검이 묻혀 있는 땅 위에 놀이동산을 짓는다고 밝은 사회가 오지 않는다. 그렇게 잊혀질 일이 아니다. 지금은 더 슬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명수 씨는 "지금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애도다. 아이들이 컴컴하고 차가운 바다 속에서 꽃송이로 훨훨 날아올라야 한다. 남아있는 사람들 마음 속에 그런 느낌이 있어야 한다. 모든 새출발에 대한 논의는 다음부터다. 거기서 시작돼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를 마주한 이들이 해야 할 것은 아직은 '애도'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눈앞에서 아이들이 죽어가는 걸 보면서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며 "기억 속에서마저 그렇게 떠나 보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보내면 남아 있는 이들이 제대로 살기 어렵다"면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아이들을 편안하게 기억하고 함께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 우리의 의무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이동윤 기자

특히 그는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고 우리 사회가 바뀌어 간다면, 잊지 않는 것의 결과로 영문도 모른 체 죽은 이들의 억울함도 풀리고 우리도 자연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아이들의 죽음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잊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사건은 잊지말자는 다짐이나 잊지 않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아이가 얼마나 그리운지 아이 없는 세상이 얼마나 아득한지를 충분히 말하고 나니, 아이를 잃은 엄마가 자신의 일상을 되찾고 아이도 더 길고 편안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처럼, 그러한 모습과 자세가 '애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기 이름을 물어봐 주듯 그리운 이름을 잊지 않도록 잘 보살펴 주는 일이 세월호를 잊는 않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가) 통증으로만 기억되면 회피하게 된다. 편안하게 기억돼야 잊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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