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3일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아베 신조 정부의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2시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일본의 고노 담화 검증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피력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조 차관은 이 자리에서 "발표된 검증결과를 보면 일본 정부가 한일간 협의 내용을 자의적으로 편집해 사실관계를 호도함으로써 고노 담화의 신뢰성을 훼손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차관은 "'이번 검증 결과 발표로 고노담화의 신뢰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는 (일본측의) 이야기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만 보더라도 얼토당토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맥두걸 보고서, 쿠마라스와미 보고서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공신력 있는 위안부 관련 보고서를 언급하며, 고노담화 검증을 빌미로 담화 흔들기에 나선 일본 정부의 기도를 비판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조 차관은 "(보고서)모두 2차 세계대전 당시 여러 나라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유례없는 규모의 조직적 성폭력의 희생자가 됐으며, 일본 정부와 군 당국이 관여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 시도는 일본 정부가 잘못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고 마땅히 져야할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널리 심어줌으로써 일본 스스로에게 손해만을 자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관은 이어 "생존해 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이 54분에 불과하다"며 "일측도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이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일본의 사과와 법적인 조치 이행 등을 독려했다.
벳쇼 고로 일본 대사는 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 본국에 정확히 보고를 하겠다"는 짧은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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