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원불교, 개신교와 천주교의 진보적인 단체들이 세월호를 비롯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태까지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사람이 먼저입니다"라는 주제로 '상식이 통하는 국가를 염원하는 4대 종단 시국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다.

이 날 행사에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원불교사회개벽교우단, 전국묵회자정의평화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4개 단체가 모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선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 앞에서 우리 성직자들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고, "생명과 정의, 평화와 자비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고백한다"며 "더욱이 안전한 사회의 기본적 전제인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했기에 우리의 책임은 그 누구보다도 크다"고 했다.

4개 단체는 "국민의 앞날이 걱정"이라고 말하고, "이제 대통령으로부터 나서서 불통과 독단,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멈추라"며 "국정을 전면 쇄신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 첫걸음으로 세월호에 모든 의구심을 밝혀야 한다"고 말하고, "살릴 수 있었던 어린 학생들을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국가는 답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의 근본원인 규명, 침몰 전후 초동 대응 과정 등을 낱낱이 밝혀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4개 단체는 밀양 송전탑 문제와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문제, 철도 의료 민영화 정책 등에 대해 언급하고, 문창극 총리후보자 사태에 대해서도 "참극 수준의 국정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부적격자에 대한 후보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문창극 후보자 뿐만 아니라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하고, 인사 책임자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문책도 요구했다.

아울러 4개 단체는 "우리 곁에 아직도 사회적 약자들이 눈물을 쏟고 있다"고 말하고, 강정마을과 쌍용차 해고자들, 삼성서비스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차별받는 장애인, 파괴된 4대강 생명 등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온 국민이 눈물 속에 정의를 갈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들이 참 평화와 거짓 평화를 구분할 줄 안다"고 말하고, "국민 안전을 책임 질 수 없는 국가와 정부는 필요 없다"며 기도하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4대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