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에 알제리의 벽이 컸다. 축구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졌다.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보여줬던 끈끈한 수비와 탄탄한 조직력을 이날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빠르고 기술이 좋은 알제리의 공격진에 번번이 슈팅을 허용해 불안함을 노출했다. 양 측면과 중앙수비 모두 불안했다.
선제골은 알제리의 몫이었다. 알제리의 공격수 이슬람 슬리마니(26·스포르팅 리스본)가 빠른 발과 돌파력을 앞세워 순간적으로 골문을 열어 젖혔다. 전반 26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것을 중앙 수비수 2명과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왼발로 마무리했다. 2분 후 추가골도 알제리에서 나왔다. 전반 28분 한국의 전열이 채 정비되지 않은 틈을 타 라피크 할리시(28·아카데미카)가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알제리는 전반 38분 압델무멘 자부(27·클럽 아프리칸)가 1골을 보태 3-0으로 벌렸다.
후반전 들어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손흥민이 후반 5분 역습 찬스를 살려 만회골을 넣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12분 박주영을 빼고 1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을 넣으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후반 17분 브라히미에게 네 번째 골을 허용해 점수차만 벌어졌다.
홍 감독은 후반 19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26·볼턴) 대신 이근호를 넣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8분후인 후반 27분 이근호는 구자철의 추가골을 도우며 제 역할을 했다. 홍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 대신 지동원(23·도르트문트)을 마지막 교체카드로 사용했다. 결국 경기는 2-4 패배로 결정났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전에 대비해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효과를 봤던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최전방 박주영(29·아스날)부터 골키퍼 정성룡(29·수원)까지 변함이 없었다. 반면 알제리는 1차전 벨기에와의 패배 이후 팀을 대대적으로 바꿨고 5명을 새로운 인물로 채웠다.
결국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보여준 수비력이 알제리의 공격력에 밀려 끌려다녔고 선제골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슛팅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같은 H조에 속한 벨기에는 러시아를 1-0으로 이겨 16강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과 러시아는 1승1무로 승수는 같게됐다. 하지만 알제리의 공세로 4골을 내어준 한국은 러시아에 골득실로 밀려 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때문에 자력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한국 대표팀은 27일 벨기에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둔 뒤 러시아와 알제리의 3차전 결과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승리한다 해도 골득실에서 밀려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