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행방이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들어가자 검찰의 칼 끝이 유 씨 일가로 향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딸과 형, 처남에 이어 주말동안 매제 부부와 부인까지 체포 및 구속했다. 측근에서 일가에 대한 수사로 유 전 회장에 대한 압박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중 2차장검사)은 21일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2·여)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모 오피스텔 부근에서 권씨를 체포한 검찰은 권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다른 여성 2명도 함께 체포됐다. 권씨는 남편인 유 전 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한동안 도피 행각을 벌여 지명수배를 받아왔다. 검찰은 권씨를 인천지검으로 압송해 유 전 회장과 공모해 계열사나 교회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있는지,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는지, 유 전 회장 부자의 도피에 관여하거나 소재지를 알고 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권씨의 혐의가 상당부분 확인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매제인 오갑렬 전 체코대사 부부도 긴급 체포했다 21일 풀어줬다. 검찰은 오 전대사로부터 '도피'와 관련된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데다 계열사의 자금 흐름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권씨의 신병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검찰의 유 전회장 일가 비리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체포되거나 구속된 유 전 회장의 친·인척은 부인 권윤자(71)씨와 형 병일(75)씨를 포함해 총 8명이다. 당초 검찰의 우선 수사 목록에서 유 전 회장의 처가와 형제들은 빠져 있었다. 유씨 본인을 비롯한 자녀들과 측근의 횡령·배임 혐의를 최단 시간 내에 밝혀내야 했다. 하지만 유 전 회장 부자의 도피가 길어지면서 일가 전체를 압박해 유씨 부자의 은신처를 파악하려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동생 부부에 이어 부인 권씨까지 체포되면서 유씨 검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한편으로 유씨와 대균씨의 도피를 돕는 '호위조'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과 위치 추적을 통해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