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순방을 다녀온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귀국 후 일정을 비워놓은 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두고 고민중이다. 여야 내에서는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당사자인 문 후보자는 이틀 째 자택에서 칩거중이다.
22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은 특별한 일정 없이 청와대에 머물며 수석들로부터 국내 상황과 해외순방 성과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문 후보자에 대한 보고를 수시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일정을 비워놓은 이날 문 후보자에 대한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떠나 어떤 선택을 해도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문 후보자를 지명철회하면 인사실패의 책임을 인정하게 된다. 때문에 청와대 내에서 인사검증을 총괄하는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거취까지 고민해야할 수 있다.
반대로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인사청문회까지 간다면 민심 이반을 각오해야 한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논란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박 대통령의 선택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카드가 된다.
그래서 청와대는 내심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바라는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내에서 문 후보자를 변호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를 반대하는 야권 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문 후보자가 설사 인사청문회까지 가더라도 여권내 반란표 등을 감안하면 비준이 어렵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차원에서 공식적인 논평은 업지만 이미 비주류뿐 아니라 주류 측에서도 '문창극 카드'를 더 이상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문 후보자가 버티기에 나선 모습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지명철회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문 후보자가 더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당사자인 문창극 후보자는 주말동안 경기도 성남시 구미동에 위치한 자택에서 칩거했다. 주일인 22일에도 문 후보자가 교회 주일예배에 출석해 외출에 나설것으로 보고 취재진들이 자택 앞에 섰지만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청문회 관계자들에게도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자신의 거취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문 후보자가 박 대통령이 귀국한 다음날인 22일에 사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현재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고민하는 문 후보자가 출근하면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진사퇴나 지명철회 요청을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친일 논란 해명에 나선 것도 청문회 여부를 떠나 사퇴 이후 자신에게 덧입혀진 논란을 벗어내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
#문창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