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세기 복음주의 사회참여 미온적 태도, 이론과 롤모델 부재"

교단/단체
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현대기독연구원 최경환 연구원, '총체적 복음' 강조한 로날드 사이더 소개
현대기독연구원 '복음주의와 공공신학 세미나'가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현대기독연구원 '복음주의와 공공신학 세미나' 첫번째 시간 최경환 연구원(현대기독연구원)은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동시에 강조한 로날드 사이더(Ronald J. Sider)를 소개했다.

19일 오후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2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 최 연구원은 먼저 "복음주의 소장파 윤리학자로 주목받고 있는 데이비드 거쉬(David P. Gushee)는 휘튼 컨퍼런스의 한 강연에서 그동안 복음주의는 왜 사회윤리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냐고 한탄한다"며 "20세기 초 자유주의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복음'(social gospel)이 복음주의자들에게는 하나의 두려움으로 작동해서 사회참여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가히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또 "미국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큰 공헌을 했던 마틴 루터 킹이나 도로시 데이 같은 영웅적 모델들은 신학적인 성격이 달라 복음주의에서 포용하기 어려웠다"며 "마찬가지로 행동하는 양심의 아이콘이었던 독일의 본회퍼 역시 미국의 세속신학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로 복음주의 운동의 롤모델이 되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20세기 미국의 복음주의가 적극적인 사회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는 (물론 다른 여러가지 이유도 있겠지만) 첫째 이론의 부재, 둘째 롤모델의 부재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1960년 이후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 소위 복음주의 그룹(아주 넓게 정의해서 로마 가톨릭 교회와 진보적인 자유주의 신학을 제외한 개신교)에서 자신들의 목소리(신학)을 하나 둘씩 내기 시작하는데 그 중에서도 크게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향을 받은 신칼빈주의자들과 시카고 선언과 로잔언약의 기초 위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참여를 강조하는 복음주의 그룹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후자그룹에 대해서 "이들은 분명 사회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고, 이건 아니다 싶은데 교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과 신념이 사회적 이슈와 어떻게 연결됐는지 몰랐던' 상황이었다며 "시민권 운동, 반전 운동 그리고 사상적으로 실존주의와 비판이론이, 신학적으로는 해방신학이 보급되면서 일종의 내적 갈등과 사회적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고 했다.

한편 "진보적인 에큐메니컬 진영에서는 1968년 WCC 웁살라 총회를 통해 선교에 대한 급진적인 견해를 채택한다"며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든가 '선교는 곧 인간화이다'(Mission is Humanization)라는 정식을 통해 사회참여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독교가 정치투쟁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고 했다.

또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복음주의자들은 '빵이 먼저냐, 복음이 먼저냐'는 논쟁을 하게 되었고 결국 1974년 로잔언약을 통해 둘 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고 했다.

그는 "로날드 사이더는 필라델피아의 메시아 칼리지에서 가르치면서 도심 흑인 교회를 통해 미국 흑인들이 겪는 인종 차별과 가난의 고통을 알게 됐다"고 소개하며 "1973년 칼 헨리, 짐 윌리스, 사무엘 에스코바 등과 함께 주말 집회를 열어 사회적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으며, 마침내 '복음주의적 사회 참여를 위한 시카고 선언'을 탄생시켰다"고 했다.

또 "이 모임은 1974년 로잔 대회에서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는 동등한 그리스도인의 의무임을 분명히 하는데 기여한다"고 했다.

이어 "로날드 사이더는 1977년 마침내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을 출간함으로써 총체적 복음의 기수로 우뚝 섰다"며 "이후 팔머 신학교에서 오랫동안 신학 교수로 재직해오면서 '사회 참여를 위한 복음주의 운동'(Evangelicals for Social Action)을 창설했다"고 했다.

덧붙여 "사이더는 WCC에도 관여하게 되지만 WCC가 지나치게 사회적 이슈에 함몰되는 한계를 지적하고, 복음주의의 기본적인 정서를 확실하게 붙잡는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사이더의 총체적 복음(wholistic gospel) 개념을 가장 체계적으로 저술한 '복음전도와 사회운동'(Good News and Good Works)은 복음주의 진영에서 사회참여의 신학적 근거와 성서적 전거를 파악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책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이더는 죄와 복음과 구원은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것이며, 그리스도의 내적인 소명과 부르심은 동시에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소명으로 연결된다고 말한다"며 "어떠한 순간에도 둘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또 "사이더의 '총체적 복음'이 지니고 있는 특징은 그가 지속적으로 성서를 통해 자신의 신학적 정당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역과 운동을 통해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사이더의 성서적이고 신학적인 토대 위에 짐 월리스는 미국 사회에 새로운 정치적인 움직임을 일으키고, 기독교가 정치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공공신학의 정의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일단 공공신학은 아직까지 그 내용과 정체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미완성의 신학이다"며 "공공신학은 보다 엄밀하게 사회과학적이고 정치철학적인 언어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도 요청했다.

#현대기독연구원 #복음주의사회참여 #로날드사이더 #최경환연구원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