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PCUSA)가 결국 동성결혼을 인정했다. PCUSA는 제221회 총회가 열리고 있는 19일(현지시간) 투표를 통해 목회자들에게 동성 커플의 결혼식 집례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제 PCUSA의 목회자들은 미국 내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모든 주에서 동성 커플의 결혼식을 집례할 수 있게 됐다.
총회에서는 또한 교단 규례집에 나와 있는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는 결혼의 정의를 '두 사람의 결합'으로 바꾼다는 개정안 역시 통과됐다. 이 개정안은 향후 소속 노회별 검토를 거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최종 승인되어 발효될 예정이다.
PCUSA는 지난 2012년 총회에서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막아 왔던 교단 헌법의 '정절과 순결 조항(제직자는 남성과 여성 결합의 신실한 결혼 정립 및 혼전 순결을 조건으로 한다)'을 삭제한 바 있다. 동성애자 목회자를 인정한 지 3년만에 PCUSA는 이제 동성결혼에까지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장로교 보수 교인들은 이러한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장로교평신도위원회(PLC)는 "우리는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 데 대해 슬픔을 느끼며 모든 장로교인들이 일어나 이에 반대하고 저항할 것을 요청한다"며,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변치 않는 진리를 각자의 사리사욕에 따라 대신하는 이들에 의해서 비웃음을 당하시지 않을 것이다"고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카먼 파울러 위원회장은 "PCUSA의 규례집이 명백히 결혼을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으로 정의내리고 있는데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상 문제가 있으며 성경의 자의적 해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동성애자 목사 안수 이후에 많은 보수 교회들과 교인들이 PCUSA를 탈퇴해 교단은 3년 연속으로 교세 감소를 보고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총회 자료에 따르면, PCUSA에서는 정절과 순결 조항 삭제 이래로 교인 수가 해마다 약 6만명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교단을 떠난 이들 보수 교인들이 뜻을 모아 2012년 새롭게 창립한 장로교단인 복음주의장로교회언약회(ECO: Evangelical Covenant Order of Presbyterians)는 매년 연이어 성장해 올해 들어 회원 교회 수가 100개를 돌파했다.
이번 동성결혼 인정 결정 역시 PCUSA 내에 아직 남아 있던 보수 교회들의 대거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