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외노조 여부 19일 결정..여야,보혁갈등 본격화

교육·학술·종교
윤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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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김정훈)의 법적인 지위를 결정할 법원의 판단을 하루 앞둔 18일, 여야와 교육계가 보혁갈등을 벌였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전교조 법외노조 적용의 법률적·사회적 타당성 여부인데,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전교조 활동은 물론 교육계에 미치는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에는 불법에 대한 법의 심판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이 이념과 정치로 편이 갈라져 본질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참된 교육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논평에서 "전교조 법외노조화 통보는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은 행정력과 행정입법을 동원해서 공중분해 시킬 수 있다는 선포"라며 법원을 향해 "부디 고삐 풀린 행정 권력으로부터 헌법과 법률의 존엄함을 지킬 수 있는 상식적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단 9명의 해직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로 6만여명의 교사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통째로 부정한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아니고서야 납득할 수 없다"며 "법률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조정과 타협의 과정을 통하면 될 일"이라고 논평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도 논평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1심 재판부는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 박근혜정부의 전교조 죽이기는 이제 막을 내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계는 이미 보혁갈등이 본격화됐다. 진보교육감 당선인 전원이 법원에 "법외노조 철회 판결을 해달라"는 탄원서를 내자 보수 교육시민단체들이 반대로 법외노조 확정 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로 맞불을 놓으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진보성향의 교육감 13명은 지난 16일 법원에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상실할 경우 교육 현장에 적잖은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며 "교육 외적 이슈로 각 교육 주체가 몸살을 앓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사법부가 갈등 조정의 균형추 구실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보수 성향 교육시민단체들은 17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소송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공동명의 탄원서를 통해 "전교조든, 교총이든, 학부모든 국법을 위반한 자는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교육감이 권력으로 재판부를 압박하려는 것은 국법질서를 무시하는 부당한 정치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성향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법원의 판결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순리"라며 동조하고 있다.

당사자인 전교조는 김정훈 위원장을 중심으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며 정부의 법외노조 지정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법외노조란 노조 관련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조다. 법외노조가 되면 전교조는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며 단체협약 교섭권, 노조전임자 파견권 등 노조로서의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하게 된 법률의 근거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을 들고 있다. 해당 조항은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할 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관청이 시정을 요구하고 30일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전교조는 '노조 아님' 통보도 헌법상 기본권인 단결권을 침해하는 만큼 행정처분이며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쟁점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노조법 제2조 4호의 '근로자가 아닌 자'의 해석 문제다. 전교조에 해고된 교원 9명이 조합원으로 있는 문제에 대해 전교조는 "단서 조항은 노조의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조항으로 해고자로 인해 노조의 자주성이 실질적으로 훼손될 때만 '노조아님' 통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전교조 지키기 문화예술계 긴급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될 경우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21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1심 판결에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며 "만일 패소로 판결날 경우 다음주 중 2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다시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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