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온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나흘만에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논란으로 안팎의 비난이 커지자 문 후보자가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17일 국회에 청문회 요청서를 제출한다.
문창극 후보자는 15일, 기자들 앞에 서서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서며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나는 평생을 이 나라를 사랑하며 살아왔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될까 나름대로 고민하며 살아왔다"면서 "총리로 지명을 받은 다음날부터 갑자기 내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다. 내가 한 말 내가 쓴 글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을 보면서 몹시 당혹스럽고 놀라웠다"고 밝혔다.
그는 칼럼을 통해 전직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전직 대통령을 비판한 칼럼에 대해 해명을 하면서 한차례 고개를 숙였고, 바로 뒤 "제 진심을 여러분들이 알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다시 한 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문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태도 변화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것이었다"며 "내가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과거 교회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표시했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해명에도 여론의 흐름이 바뀌기는커녕 여당내에서 까지 비판이 거세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상황반전을 적극적으로 이뤄내지 않고서는 청문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의견이 65.6%에 이르는데다 국회에서도 야당 뿐 아니라 여권 일부에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문 후보자는 지난 13일(금요일) 퇴근한 뒤 이틀간 생각을 정리하며 직접 발표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의 해명에 여야간 입장이 엇갈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사청문 요청서 제출에 여전히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청문회를 통해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오는 17일에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