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혁명가였는가?'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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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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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개혁신학회 제110차 정기학술발표회 개최
영남신대 배재욱 교수   ©윤근일 기자

한국개혁신학회 제110차 정기학술발표회가 14일 오후3시부터 6시까지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영봉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로마의 평화와 그리스도의 평화에 대한 관계 고찰'을 주제로 발제한 배재욱 박사(영남신대)는 먼저 "힘에 의하여 세워지는 세상 질서와 희생과 봉사로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질서 체계가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이러한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산상보훈에서 예수는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 것에 대하여 교훈하셨다(눅 6:29-30). 최소한 구약성경이 허락하는 '복수법'(참조. 출 21:24; 마 5:38)이라도 용납되어야 되는데, 그마저도 예수는 금지하셨다"며 "끝없는 용서와 사랑에 대한 요구 앞에서 인간은 절망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어 "예수의 이 요구는 '절대 선에 대한 질문'일 뿐만 아니라 '절대 선에 대한 요구'라는 데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고 그렇게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평화'에 대해 설명하며 "헹엘(Martin Hengel)은 '예수는 혁명가였는가?'란 질문에 '그러한 폭력에 의해서 세계를 개선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편이 될 수가 없다'는 말로 예수가 정의를 세우기 위한 방편으로 폭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신학적인 흐름에 대해서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일축했다.

배 박사는 헹엘의 저서 War Jesus Revolutionär?(예수는 혁명가였는가?)를 언급하며 "누가복음 6:27-37과 마태복음 5:38-48에 나타나는 예수의 선포에서 '예수의 방법은 개인의 양심에 주로 초점을 맞춰 개별적으로 호소하는 비폭력(Gewaltlosigkeit)의 방법이요, 끈질긴 설득과 삶 속에서의 구체적인 도움의 방법이다'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는 열두 군단 더 되는 하늘의 군대(참조. 마 26:53)의 힘을 사용하실 권한이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 해결하지 않으시고,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스스로를 낮추고 포기하시는 방법으로 평화를 지키시고 성취하셨다"고 했다.'

이어 배 박사는 성경의"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라."(마 5:39)는 구절을 언급하며 '희생을 통한 평화'에 대해 설명했다.

윙크(Walter Wink)는 자신의 저서 '예수와 비폭력 저항: 제3의 길'에서 "예수의 비폭력은 굴복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 '왼뺨을 돌려대는 행동은 그 압제자에게서 모욕할 수 있는 힘을 빼앗아버리기 때문이다. (...) 나는 네가 나를 모욕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부인한다. 나는 너와 똑같은 인간이다. 너의 지위가 높다고 해서 이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너는 나의 품위를 떨어뜨리 수 없다'라는 말로 정리한다"고 했다.

또 "마태는 10:7에서 '가서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전하라'란 말로 예수의 복음 선포 위임이 제자들에게 주어짐을 말하고 10:8에서는 '앓는 사람을 고쳐주고 (...) 귀신을 쫓아내라'는 말로 제자들이 실행해야 할 복음 선포에 대한 요구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낸다"며 "예수가 제자들에게 위임하고 요구한 이러한 위임과 요구 속에 예수가 세상에서 이루고자하시는 평화의 실상이 들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예수의 이러한 실천적인 평화의 길은 '로마의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세상 집권자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되어 세상의 권력자들과 '그리스도의 평화'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의 복음 선포 활동을 방해했고, 그 방해 속에서 행한 세상의 평화를 위한 예수의 활동은 급기야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요인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태는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마 10:34; 참조. 눅 12:51)란 말로 예수가 이루고자 하셨던 평화가 세상의 질서를 거슬리고, 세상의 이치와는 다르게 이루어짐을 지적했"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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