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회장 김영한, 이하 샬롬나비)가 14일 오전 동산교회에서 최윤식 박사(전문미래학자, 아시아미래협회장)를 초청, "건강한 미래사회를 만드는 미래영성"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한국교회 늘어나는 '신유목교인' 문제
최윤식 박사는 먼저 현 한국교회에 대해 "신유목교인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은 교회선택의 기준도 기존세대와는 다르다"며 "특정한 건물이 자기를 위한 영원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 자신이 속한 교회가 '지금' 옳고 편안한 곳이 되기를 원하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또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다면 교회공동체에 대한 깊은 관심이나 애착을 스스로 제거하고 헌신과 봉사를 거부한다"고 했다.
이러한 모습은 이미 10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고 한다. 한국갤럽이 10년 전 조사한 바로는, 당시에도 전체 교인의 3.2%가 교회를 중복으로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박사는 "3.2%라는 수치는 겉으로 보기에 무시해도 될 것 같지만, 이 통계는 건물적인 교회 개념의 중복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사이버 상(인터넷, 케이블TV 등)에서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돌아다니는 신유목교인까지 파악한다면 그 수는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 했다.
더불어 최 박사는 "이들에게 예전처럼 교회와 지도자를 향한 충성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현대인들은 국가나 교회보다는 개인을 우선해 자신만을 위해 산다"며 "이들에게 교회를 위한 절대적 헌신, 희생, 충성의 요구들은 설득력을 상실한 상황"이라 했다. 더불어 이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조용히(?) 신앙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는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이처럼 개인주의 신앙으로 빠져드는 데는 신뢰결핍(Trust deficit)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앞으로 갈수록 사람들은 교회가 하는 일에 대해 의심의 눈을 들이댈 것이라면서, "목회자의 교회운영에 대해 예전만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자신들이 교회의 일에 이용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심의 눈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신뢰결핍의 사회를 산다 할지라도 교회만큼은 신뢰를 회복하는 희망이 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런 현상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미래의 한국교회에는 '신유목교인'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 했다.
교회를 변화시키는 세계화
최윤식 박사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메가트랜드(Mega Trend)는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인데, 한국교회와 교인들도 이 세 가지의 영향권 아래 있으며, 3가지 메가트랜드는 현대 교인들의 신앙 모습을 급속하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화의 가속화로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실시간으로 교회와 교인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세계화는 모든 영토와 경제 문화 환경 등이 표준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미국발 경제 적신호가 농촌의 작은 교회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하며, 일본발 문화충격이 한국교회의 청소년문화를 강타한다"고 했다.
더불어 "급속한 세계 융합의 영향으로 종교의 혼합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떤 학자는 동양은 서양의 종교와 교배하고 서양은 동양의 종교와 교배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면서 "종교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최 박사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10년 후 한국 기독교는 교회 안의 다종교 문화라는 새로운 사탄의 공격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종교 간의 혼합 추세는 작게는 교파 간의 색깔을 희미하게 만드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하고, "현대인들은 교파 간의 구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데, 단지 복음주의인지 아닌지가 교회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뿐"이라며 "당연히 교단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교파 교단 간의 경쟁을 뛰어넘어 개 교회 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교회 간의 생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수록, 건강치 못한 교회 심하게 병들어 가는 교회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 갈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한국교회, 앞으로 2030년에는...
최윤식 박사는 앞으로 2030년이 된다면, ▶가상공간에서 영생을 꿈꾸는 시대 ▶로봇과 함께 하는 교회 ▶생명을 재창조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생명의 재창조에 대해 최 박사는 "어쩌면 21세기는 생명의 재창조와 변종적 창조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하나님은 교회가 죄 때문에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구원하는 일에 중심이 되기를 그리고 인류문명이 타락하고 멸망해 가는 속도를 더디게 하는 일에도 중심이 되기를 원하실텐데 한국교회는 점점 더 이 두 가지를 외면한 채 자신들만의 도피성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특히 최 박사는 이러한 시대가 도래한다면, "조만간 윤리전쟁과 변증전쟁이 시작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마음 속에 '이런 시대 속에서 발생할 많은 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한국교회는 과연 대응력이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하고, "이런 이슈들은 2030년이 되기 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교회가 이 문제들에 대해서 올바른 성경적 입장을 연구하여 제시하지 않는다면 교인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더불어 "미래 사회는 갈수록 그리스도인이든 불신자든 이런 영적 심리적 공허함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 내다보고, "이런 현상은 교회에 새로운 전도의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영적 고갈과 철저한 개인주의 성향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을 맞을 새로운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하고, "그들은 영적인 갈증을 다른 교회나 다른 종교 혹은 신비주의 철학에서 찾으려 할 것"이라며 "교회 안에 남아 있는 교인의 급속한 이탈을 부추길 수도 있으면서 동시에 이단이나 신비주의가 흥왕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3무(三無) 시대를 경계해야
마지막으로 최윤식 박사는 "3무(三無) 시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1세기의 가장 부정적인 측면은 불안에서 비롯되는 '무기력, 무관심, 무의미'이란 3무(三無)의 강화"라고 지적하고, "교인들이 사회에 대한 불안과 무기력이 가중되면 국가와 사회 심지어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마저 무관심해진다"며 "자신이 맡은 일만 잘하면 되지 교회나, 회사, 국가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진다"고 했다. 주일에 한 번 예배만 드리면 된다는 식의 싸구려 은혜만을 탐하는 교인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무관심, 무기력, 무의미이 소외를 낳는데, 자신의 존재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주위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소외되는 교인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영적 우울증은 미래교회를 공격하는 사탄의 최고 전략"이라 했다. 그는 "영적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신이나 타인을 영적으로 죽이는 극단적인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며 "염세주의적 태도, 기독교 윤리적 판단의 보류, 불가지론 등의 정신적이고 신학적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 했다.
때문에 "이런 시대에는 분명하고 절대적인 가치관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지적한 최 박사는 "교회가 문제 해결의 보루가 되어야 하는데, 한국교회가 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불안, 무관심, 무기력, 무의미 그리고 소외 등을 이기고 생존하는 교회와 교인이 되려면 먼저 수직적인 측면에서 하나님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수평적인 측면에서 이웃과 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영성, 지식, 비전을 공유하고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서로 연결하여 '영적 공동체'를 확장시켜야 한다"며 "네트워크를 변화를 일으키는 도구로 삼아야 하고 교인을 연결하고 용기와 비전을 나누어 주고 영성을 고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모든 지체의 열정, 신념, 재능, 헌신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전도와 선교를 힘 있게 하기 위해서도 지역사회와 다른 교회, 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며 "네트워크의 중심을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윤식 박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총신대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휴스턴대학교 미래학 석사, 피닉스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을 나왔으며, 전문미래학자로 한국뉴욕주립대학교 미래연구원장,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전경련 국제경영원 최고위과정(CIA) 주임교수, 전 예수나무교회 담임목사, 현 은혜의숲 대표목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2020 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 2030 대담한 미래, 생각이 미래다 등 2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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