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추리스릴러 문 연 뮤지컬 '블랙 메리 포핀스', 관객 다시 찾는다

한국 뮤지컬계 심리추리스릴러 장르의 문을 연 '블랙 메리 포핀스'가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2012년 초연 당시 뮤지컬 시장의 주축인 로맨틱 코미디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당시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창작뮤지컬계의 수작이라는 호평을 들은 바 있다.

지난 해 재연에 이어 올 해는 더욱 보강된 캐스팅으로 돌아왔다.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이다.

지난 13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극작과 음악, 연출까지 1인 3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온 서윤미 연출은 세 번째로 관객을 만나는 이번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에 대해 "매 시즌 공연을 올리면서 큰 변화를 주지 않으려 한다"라며 "작품의 변화보다 배우들의 다른 감정선과 해석에 따라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20년대 저택 화재로 인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와 이들의 유모 이야기다. '누가'가 아닌 '왜'에 초점을 맞췄다.

1926년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그라첸 슈워츠 박사의 저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슈워츠 박사의 연구 조교이자 이 집에 입양된 4명의 아이들의 보모인 메리 슈미트는 전신 화상을 입어가며 아이들을 극적으로 구출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 날 실종된다. 아이들도 그날 밤 일을 잊어버리고 사건은 단순 화재로 일단락된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뒤 각자 다른 가정에 입양돼 새 삶을 꾸리던 아이들에게 그라첸 박사의 비밀 수첩이 전달되면서 감춰졌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연출가 겸 극작가 서윤미씨가 극작·연출·작곡을 도맡은 이 작품은 호주 태생 영국 작가 P 트래버스가 1934년 발표한 동화 '메리 포핀스'에서 출발했다.

속정이 깊고 아이들과 재밌게 놀아주며 노래까지 불러주는 완벽한 유모 메리 포핀스를 다룬 이 소설은 2004년 영국 뮤지컬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와 디즈니가 공동 제작한 대형 뮤지컬로 옮겨졌다. 현실과 환상의 공간을 순식간에 교차시키는 등 마법 같은 무대를 내세운 가족 뮤지컬이다.

서씨는 그러나 엄마가 어렸을 때 읽어줘 예쁘게 남아 있는 내 기억과 극 속 캐릭터의 아픔을 조화시키는 데 힘쓰며 동화를 다소 스산한 뮤지컬로 똑똑하게 새로 만들어냈다.

12년 전 방화사건의 진실을 통해 재기를 꿈꾸는 알코올 중독 변호사 첫째 '한스' 역에는 뮤지컬 '아가사', '푸른 눈 박연' 등으로 주목 받은 김수용이 캐스팅됐다. 뮤지컬배우 박한근과 서울예술단 소속 배우 임병근이 한스 역에 트리플캐스팅됐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미술가지만 쉽게 중심을 잃고 위태로운 성정을 지닌 둘째 '헤르만'은 엠넷 '보이스 코리아2' 출신의 배두훈과 뮤지컬배우 서경수, 그룹 'OPPA' 출신 뮤지컬 배우 송원근이 나눠 연기한다.

평범한 삶을 지향하지만 이면에 아픔이 감춰져 있는 유일한 자매 '안나'로는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강연정, '인당수 사랑가'로 주목 받은 신예 유리아가 더블캐스팅됐다. 공황장애와 언어장애를 앓는 막내 '요나스'는 뮤지컬배우 김경수와 윤나무가 맡는다.

사건의 용의자이자 네 아이들의 유모인 메리 역에는 뮤지컬 '머더 발라드'로 주목받은 홍륜희가 캐스팅됐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최현선이 같은 역을 연기한다.

한편, 이 뮤지컬은 새로운 뮤지컬 한류를 이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일본 토호극단에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 돼 오는 7월 5일 도쿄 세타가야 퍼블릭 씨어터에서 일본 초연을 앞두고 있다.

8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1관에서 볼 수 있다. 프로듀서 김수로·최진, 음악감독 김은영, 안무 안영준. 러닝타임 100분. 4만4000~5만5000원. 아시아브릿지컨텐츠·쇼플레이. 02-548-0597

#블랙메리포핀스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