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낮 12시 원순씨 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해단식을 안했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손석희 씨와 용모를 비교를 할 때 자신의 장점을 묻는 한 시민의 질의에 대해 "잔인한 질문이다, 원빈씨를 닮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폭소를 쏟아냈다.
지난 5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이후 시청사로 첫 출근을 했고, 현직 복귀 업무를 보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8번 출구 앞에 위치한 광장시장 캠프 해단식에 왔다. 캠프 입구에부터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온 박 시장은 '박원순'을 연호한 사람들을 보며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행사장 맨 앞에 미리와 앉아 자리를 잡고 있던 한승헌 (전감사원장) 후원회장, 임종석 총괄팀장, 오영식 서울시당위원장 등과 악수를 하며 자리에 앉았다.
동시에 해단식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멘트가 흘렀다. "선거 최초로 후보가 원순씨 가방을 메고 운동화를 신고 선거대책본부도 직책도 직위가 없고 명함이 없는 상태의 실험적인 선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래서 시민의 선택을 받아 승리로 이어졌다."
이날 '원순씨 희망 캠프' 해단식 행사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찾았다. 모든 지지자들이 숨은 조력자인 듯했다. 캠프 최고어른인 한승헌 후원회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박원순 시장의 승리는 자랑스러운 감동의 승리였다. 감격과 자랑스러운 서울시민과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 해단식이지만 우리는 해단할 수 없고 두고두고 박원순 시장과 한마음으로 가고 싶은 그런 심정이다. 이 시간 이후 해산을 하더라도 마음은 항상 박원순과 함께 하자. 박원순 시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칭송을 받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없지만 항상 후보 곁에 계시면서 마음 고생을 한 강난희 여사님께 박수 한번 부탁드린다."
이어 원순씨 희망 캠프'의 총괄책임자이자 총사령관직을 수행한 임종석(전 국회의원) 총괄팀장·하승창(씽크카페 기획자) 총괄팀장이 나와 인사를 했다. 역할은 컸지만 선대본부가 없었기에 그냥 팀장으로 불렀던 두 사람이었다.
먼저 하승창 팀장은 선거 콘셉을 정했고, 캠프를 꾸리는 책임을 졌다. 특히 팀별 업무조정을 한 어머니 역할을 맡은 사람이었다. 먼저 하 팀장이 인사말을 했다.
"희망 캠프는 4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박원순 후보의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후보를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했던 지향점이 있어 마음이 모인 캠프였다. 그래서 아무런 직책이나 지위를 주지 않고 그 흔한 임명장 하나 주지 않아도 다들 열심히 해줬다. 바로 진실의 캠프였다. 또 헌신의 캠프였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대가나 아무런 지위가 없어도 정말 지난 20여일 동안 아무것도 없었던 캠프가 멋지게 바뀔 수 있도록 모두들 헌신했다."
"그 다음은 배려의 캠프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와 있기에 갈등과 불화가 있을 수 있었으나 서로 배려를 통해 극복했다. 수많은 선거를 치룬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선거역사상 불화 없이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하나 더 말한 다면 창의적인 캠프였다. 캠프를 멋진 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여러 사람들의 창의에서 나온 것이었다. 박원순이라는 훌륭한 후보에다 바로 네 가지 키워드로 모인 이런 분들이 없었다면 승리는 없었을 것이다."
임종석 총괄팀장은 후보 유세와 각종 캠프전략과 위기관리를 이끈 '원순씨 희망캠프'의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다. 그가 마이크를 잡았다.
"아주 특별한 보통시민 박원순과 함께 정말 특별한 승리를 이끌었다. 여러분께 이루어낸 승리는 그냥 선거 승리가 아니라 정말 아름다운 승리였다. 여러분의 승리는 박원순의 승리 이전에 서울시민의 승리였고 여기에 있는 모든 저마다의 승리였다고 생각한다. 선거기간동안 언론인 등 많은 사람들이 서울선거가 구조적으로 바람이 한쪽으로 불면 7~9%정도 벌어진다고 그랬다."
"만약에 시장선거에서 10% 벽이 뚫린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박원순과 함께 일구어 낸 승리는 '박원순 현상'이라고 부를 것이다. 우리는 특별한 후보를 가졌다. 완전히 새로운 선거문화를 열었다. 보통시민이면서 가장 앞선 리더를 우리는 모시고 선전했다. 정말 행복했다. 박원순 후보가 밖에 시민을 만나고 다니는 동안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그대로 박원순이었다."
여러분이 단 프랑카드 하나, 방송광고 한줄, 찾아주신 시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자원봉사자 등에서 박원순의 진정과 마음이 들어 있었다. 이 승리는 지금까지 제가 경험하는 선거 중 가장 아름다운 승리였다. 박원순과 함께 하고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이어 서울시당 책임자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서울시당위원장도 인사말을 했다.
"박원순 시장의 재선을 당원의 이름으로 진심으로 축하한다. 더 나아가 서울시민들의 또 한번의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한 선거운동으로 승리해 행복했다. 박원순 시장의 리더십과 시민과의 소통하면서의 진정성 등이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고 두 자리 숫자의 차이를 만들어 냈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시민을 생각하고 시민의 눈높이를 맞추고 서울을 시민의 입장에서 만들어가는 변화의 한가운데서 박원순 시장이 계셨다. 시민이 보내는 신뢰와 성원 그 이면에 당이 가지는 한계와 과제를 절실히 느꼈다.
어떻게 하면 박원순 시장이 서울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더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에 대해 변화의 메시지를 던지는 이 시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자기혁신과 변화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더 정열적으로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어제저녁에 가졌다. 당의 도움은 미약했다. 후보가 90%을 했고, 이 자리를 계신 자원봉사자와 박원순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마음과 정성이 모여 일궈낸 승리라고 생각한다. 박원순 시장과 함께 서울에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이날 해단식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이 후보시절 현장에 나가 거의 캠프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레서 박 시장이 자원봉사팀에서 누가 일을 하는지를 제대로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 박원순 후보 캠프를 도운 자원봉사팀이 하나하나 소개됐다. 그리고 박 시장은 해단식이 끝나고 자원봉사를 한 각 팀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회자는 안내데스크, 캠프 가이드, 손글씨, 개인 선거운동 꿀벌캠프, 홍보팀, 비서팀, 상황실, 행정팀,매스미디어팀, 유세팀, 디지털미디어팀, 법률지원팀, 정책팀, 조직1팀, 조직2팀, 후원팀, 자원봉사자팀, 시당과 중앙당에서 나온 지원팀 등 자원봉사팀을 일일이 소개했다.
원순씨 희망캠프 디지털미디어팀에서 자원봉사를 한 제주대학교 4학년 엄태원 학생이 나와 시장에게 드린 말을 전했다. "선거 캠프에서 일하다 6월 2일 학기말 시험을 치러가려고 공항에 갔으나 비상상황에서 비행기가 결항돼 타지 못했다. 학기말 시험을 치루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일한 것이 훨씬 더 배움과 긍정적인 추억이 많았다. 박원순 시장님이 이런 인연들이 끊이지 않게 원순씨로 계속 남아 줬으면 한다."
손글씨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유성희 씨가 나와 축하 메시지와 편지함을 전했다.
"제가 박 시장님에게 손글씨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박 시장에 편지를 읽고 페이스북에 답글을 달아줬다. 그것이 계기가 돼 희망캠프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지금 가지고 온 시민들의 편지를 임기 1년이 되는 2015년 6월 4일 날 시민들에게 개봉할 것을 약속을 하고 박 시장님께 전달하겠다. 그전에 한 시민이 보낸 편지를 읽어 드리겠다."
그는 한 시민이 보낸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운동화 신고 배낭을 멘 원순씨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서울시민들이 우리를 지키리라 생각했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출구조사를 기다렸습니다. 압승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지켜봐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어쩌면 만약에..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확신했습니다. 조마조마하고 선거방송을 지켜본 이유는 편지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분이 시장에 당선이 돼도 이 편지를 전하려고 했는데 만약 원순씨가 안되면 이 편지를 들고 저쪽으로 가야하나 걱정을 했습니다. 지금 드리는 이 편지 안에 편지들이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이 시장님께 드린 편지입니다. 2015년 6월 4일에 개봉할 것을 전제로 쓴 편지입니다. 시장실 어디에 잘 보관했다가 내년 6월 4일 날 읽어봐 주세요. 내년에 다 읽었다고 인증샷 찍어 sns에 올려주면 이 편지를 쓴 시민들이 무척 기뻐할 것입니다.
다시 시작입니다. 낡은 것과 결별을 선택한 시민들의 새로운 시작, 이 시작을 원순씨, 우리의 시장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4년 더 시민이 시장인 서울에서 더 열심히 뛰어주세요. 먼저 시민을 생각하는 소통과 공감, 화합과 통합이 되는 서울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서울시장 당선을 축하합니다."
이날 객석에서는 박 시장에게 뭔가를 묻는 피켓이 선보였다. 바로 객석에서 궁금한 사항에 대해 묻는 피켓을 든 시민의 질문지를 읽고 박 시장은 즉석에서 답변을 했다.
첫째 피켓에는 '손석희와 비교해 자신의 용모의 장점이 뭐냐'에 대해 박 시장은 "잔인한 질문이다. 저보고 원빈씨를 닮았다던데요. 이것으로 대신 답하겠다"고 말했다.
또 '18번을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제가 제대로 배울 시간만 주시면... 2015년 6월 4일 편지를 개봉하기로 했으니 그때까지 제대로 된 노래를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텅빈 운동장에 있다면 외치고 싶은 말은?'에 대해 박 시장은 "사실 출마할 때나 선거운동을 할 때도 그랬지만 늘 신중하면서도 확고하게 시정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곧바로 피켓 질문에 대한 답변이 끝나고 자연스레 박원순 시장이 인사말을 이어갔다.
"저는 정말 평범한 시민이다. 솔직히 말하면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다. 얼굴이 못생겼지만 저한테 와 사진 찍고 악수하고 그런 사람들은 너무 잘생긴 사람들이었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제가 확실히 돈이 없는 사람인지 여러분은 잘 알 것이다. 이 큰 선거를 하면서 여러분들이 돈 한 푼 안 받고 도왔다. 선거비용 모금도 잘됐다. 제가 확실히 협찬 시장인 것 같다. 제가 가지는 것도 없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자 했던 그게 뭘까하면서 가끔 생각을 해 봤다. 그것은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뢰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여러분이 주신 이 엄청난 사랑, 심지어 고등학교 학생까지 나와 봉사했고, 오영식 위원장이나 임종석 팀장님들같이 중요한 책무를 수행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동시에 모든 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이곳에 있는 모든 분이 함께 이뤄낸 오케스트라와 같은 역할을 해 주셨다. 시정도 누구 한 사람이 우뚝 선 지도자가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들을 모아낼 수 있는 그 열정을 모아내 서울시가 안전하고 행복하고 반듯한 이런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세계 많은 도시가 공감할 수 있도록 임하겠다.
오늘 해단식은 잘못 잡은 행사이다. 여러분 정말 해단해야 되겠어요. "아니요(시민 반응)" 이 기세로 계속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뭘 위해서냐면요. 서울시가 방대한 도시이고, 방대한 조직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 제안, 감시 등도 있어 한다. 제가 매일 잘했다고 박수만 칠 것이냐. 잘못했다고 따끔하게 지적도 해야 한다.
'여러분 당신 곁에 누가 있습니까.' "원순씨요(시민들의 반응)" '원순씨 곁에는 누가 있습니까.' 시민여러분이 있는 것이다. 아까 제주도에서 온 엄태원 학생이 제주대를 다니면서 학기를 휴학도 안하면서 여기와 봉사활동을 했다. 이번 선거는 우리 모두가 배우고 학습한 선거였다. 이런 배움에서 열정의 공동체, 헌신의 공동체를 서울시와 함께 지속적으로 해줄 것을 믿는다."
이날 박원순 시장의 인사말이 끝나고 자원봉사자들이 팀별로 박 시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