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절묘한 균형…정국 주도권 경쟁 커질 듯

국회·정당
편집부 기자

 6·4 지방선거의 핵심인 광역단체장의 결과는 새누리장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을 확보해 사실상 대등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 여파 속에서도 최대 관심지인 수도권에서 서울을 제외한 경기와 인천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둬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22곳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절반이상을 장악, 야당을 압도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당분간 정국 주도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정부의 무능·무책임에 대한 '세월호 심판론'을 누르고 사실상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신임을 받으면서 위기에 빠졌던 국정 운영 동력을 되찾을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의 지지율까지 하락하면서 침체에 빠졌지만 민심이 새누리당의 요구대로 '한 번 더' 집권여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국가 개조와 공직사회 혁신 등에도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충청권을 석권하면서 수도권에서의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세월호 참사로 야기된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적 민심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론에 휩싸이면서 7·30 재보선이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심은 어느 누구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만큼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개혁을 화두로 내세우면서 지방선거 이후로 예정된 개각과 청와대 개편은 물론 세월호 국정조사 등 쟁점을 놓고 대립이 불가피하다.

◇與, 정치적 위기 탈출 후 주도권 확보

새누리당은 사회 곳곳에 쌓인 적폐를 털어내고, 국가 대개조와 공직사회 혁신 등을 내세워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를 읍소해 왔다. 새누리당은 "한 번만 더 도와 달라"며 1인 시위까지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난이 쇄도했지만 결국 '박근혜 마케팅'이 또다시 통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집권여당은 세월호 참사로 맞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개조 구상에 동의하면서 내각 개편은 물론 대대적인 인적 쇄신 작업도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친박계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친박계는 책임론을 가까스로 면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겼던 경기와 부산을 지켰고,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현 정권의 핵심으로 불리는 유정복 후보가 인천시장에 당선되면서 체면을 세웠다.

다만 압승이 아닌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7월 전당대회는 안갯속에 휩싸였다. 주류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은 지방선거 선전을, 김무성 의원은 부산 수성을 내세워 팽팽한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주류 측에서도 박 대통령을 향한 공세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심은 여야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은 만큼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개혁 목소리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野, 김한길·안철수 입지 '흔들'…혼란 불가피

총선과 대선 패배에 이어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던 지방선거에서도 뚜렷한 승기를 잡지못하면서 새정치연합은 다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세종시를 포함, 충청권을 완전 장악했지만 수도권에서 서울을 제외하고 인천 경기를 모두 빼앗긴 것은 부담이 되고 있다.

당분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친노(親盧) 강경파 등에서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를 토대로 '정권심판론'만 외쳤을 뿐 구체적인 대안이나 정책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전략 부재로 민심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10%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사실상 반사 효과를 기대했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경기와 부산, 대구에서 '이변'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이로 인해 당내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몰두하면서 7·30 재보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보궐 선거는 또다른 변수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물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야권의 거물 정치인들이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할 경우 계파 분화가 이뤄지면서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되는 만큼 향후 국조 과정에서 여야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은 물론 인적 쇄신 등에서도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면서 대야 공세를 강화하는 등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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