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남 유대균(44)씨의 도피행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수사팀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은 보름이 넘도록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식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을 지휘하는 김회종 제2차장검사(특별수사팀장)는 2일, "수사팀은 전국 검찰청과 경찰의 헌신적인 지원을 받아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지만 아직까지 이들을 검거하지 못해 어떠한 변명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사 책임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주된 원인을 제공한 유병언과 그 아들 유대균 등을 아직까지 사법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의 염려가 크고 질책을 잘 알고 있다"며 "추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인력 부족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차장은 이날 '심기일전', '비상한 각오' 등의 표현을 써가며 유 전 회장 부자에 대한 조속한 검거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해 김 차장은 "유병언은 범죄 혐의와 행적 등에 비춰보면 탐욕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법질서와 사회 윤리를 완전히 유린하는 파렴치범 수준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한 뒤,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 비상한 각오로 검거에 최선을 다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단 시일 내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한박자 늦은 검찰의 추적을 지적하며 유 전 회장의 검거전략도 전면적으로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체포전략을 원점에서 재겈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 전 회장을 쫓고있는 검경수사팀은 시민과 내부 고발자의 제보를 받고 움직였지만 혼란만 초래하면서 검거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유씨의 검거에는 내부 신도들의 고발이나 수사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수사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거나 오히려 방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유씨의 추적 과정에서 80명으로 구성된 검거 체포조를 구성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검거 작전을 펴왔다. 이들은 유씨 핵심 측근들을 선정해 통신 내역을 분석하고 구원파 시설 등을 집중 수색했다. 하지만 정작 은신처인 별장에 들이닥치고도 눈 앞에서 유씨를 놓쳤고 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현장에서 검거된 30대 여성 신도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당하며 검찰 수사체계에 허점마저 노출됐다.
현재 검찰은 검찰과 경찰 내부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유 전 회장을 비호하는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관련 수사 및 추적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 추적 장기화를 우려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