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사회 대변혁의 계기로 삼을 것 강조; 세월호 대학살에 대한 생명평화마당, 성명 발표
1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됐다. 이날 18시께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이 선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14.04.16.   ©해군 제공)

세월호 대학살에 대한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이정배, 방인성, 김정숙)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채수일)가 최근 '야만과 거짓, 이제 끝내야 한다! - 세월호 희생자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이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하듯 세월호희생자를 기억할 것"이라며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지막 실종자 한 사람의 구조와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사회 대변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2014년 4월 16일 이전과 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세월호침몰로 수장되는 과정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들이 배에서 마지막으로 보내온 메시지와 동영상을 우리는 찢어져 터져 버릴 것 같은 가슴으로 듣고 읽고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우리는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외쳐왔다. 그러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우리는 과연 국민적 애도를 사회의 대변혁을 가져오는 강력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이전처럼 살아가기 위해 세월호참사를 이젠 망각의 관에 담아 땅에 고이 묻어버릴 것인가? 이 중요한 기로점에서 하나님나라의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적 각오를 천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세월호 희생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사회적 약자그룹에 속한다는 데 있다"며 "예수님의 죽음은 기억하면서 이들의 죽음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거짓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는 결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바다가 죽인 것이 아니라 야만과 거짓의 동맹세력이 수장시킨 것이다. 가인이 아벨을 죽인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무섭고 잔인한 학살"이라고 지적하며,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금 세월호피해자 가족이 가장 원하는 바는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다. 우리는 이에 적극 동조하며 협력할 것"이라며 "진상규명이 확실히 이루어져야만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하고자 한다(롬 12:15)며 "우리는 하나님께서 침몰해가는 대한민국호를 불쌍히 여기사 건져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세월호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국정조사 ▲총력을 기울여 마지막 실종자 한 사람까지 구조할 것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월호참사에 대해 책임질 것 등을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하는 성명서 전문.

야만과 거짓, 이제 끝내야 한다!

세월호희생자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에 대한 우리의 응답

2014년 4월 16일 이전과 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세월호침몰로 수장되는 과정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들이 배에서 마지막으로 보내온 메시지와 동영상을 우리는 찢어져 터져 버릴 것 같은 가슴으로 듣고 읽고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동안 우리는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외쳐왔다. 그러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우리는 과연 국민적 애도를 사회의 대변혁을 가져오는 강력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이전처럼 살아가기 위해 세월호참사를 이젠 망각의 관에 담아 땅에 고이 묻어버릴 것인가? 이 중요한 기로점에서 하나님나라의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적 각오를 천명한다.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하듯 세월호희생자를 기억할 것이다

예수님은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서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펼쳐 가시기 위해 오셨다.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야만과 거짓으로 생명과 평화를 짓밟는 세력에 저항하시다 십자가에 죽임을 당하셨다. 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성찬예식을 통해 주기적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한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할 때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기로 결의한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 즉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 중 하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마 25:31-46). 세월호희생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사회적 약자그룹에 속한다는 데 있다. 예수님의 죽음은 기억하면서 이들의 죽음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거짓된 것이다.

세월호희생자들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세월호참사는 결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바다가 죽인 것이 아니라 야만과 거짓의 동맹세력이 수장시킨 것이다. 가인이 아벨을 죽인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무섭고 잔인한 학살이다(창 4:1-10). 물론 야만과 거짓의 동맹세력은 가인처럼 우리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하여 그들은 뻔뻔스럽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우리가 세월호승객을 지키는 자입니까?' 반문하며 책임에서 비껴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향해 오늘도 말씀하신다. '세월호희생자들의 피가 바다에서 나에게 울부짖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귀로 그 울부짖는 소리를 듣기로 결의한다. 그럴 때 비로소 그들이 왜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어야 했는지 그 근본적 원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면 세월호침몰과 구조실패의 구체적 원인이 자세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이라도 이미 우리가 발견한 명백한 사실이 있다. 그건 바로 그들을 수장시킨 것은 대한민국을 대다수 국민의 생명보다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돈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기는 나라로 만들어오는데 앞장 서 온 지배세력이라는 점이다.

여기엔 냉혹한 자본, 자본을 옹호하는 정부, 언론, 학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인류역사상 어둠의 세력이 언제나 그랬듯이 야만과 거짓으로 뭉친 동맹세력이다(요 8:44). 이들이 야만스러운 것은 자신의 부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생명을 무참히 짓밟기 때문이다. 을에 대한 갑의 횡포, 자본의 이익을 위한 규제완화,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산 등이 그 명백한 증거들이다. 이들이 거짓된 것은 그 야만성을 교양으로 포장하는데 능수능란하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승객을 버린 세월호 선장과 선원의 원조다. 그들은 우리의 귀가 닳도록 외쳐왔다. '빈부격차, 걱정할 것 전혀 없습니다. 각자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십시오. 그러면 마침내 모두 잘 살게 되어 있습니다.' 라고. 그럼에도 가만히 있지 않는 사람들을 법과 공권력으로 누르고 툭하면 종북좌파 딱지를 붙여 사회에서 소외시켜왔다. 이 야만과 거짓의 동맹세력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소수의 부자에겐 천국일지 모르지만 대다수 사회적 약자에겐 너무도 위험한 나라로 만든 장본인들이다. 하여 세월호희생자들의 피가 바다에서 울부짖는다. '세월호학살의 주범은 야만과 거짓의 동맹세력이다!'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지금 세월호피해자 가족이 가장 원하는 바는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이다. 우리는 이에 적극 동조하며 협력할 것이다. 진상규명이 확실히 이루어져야만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월호참사 과정에서 어떤 보고를 받았으며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참사 34일 만에야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자신의 '최종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대책안과 진상규명대책안 등을 제시하였다. 낭독말미엔 눈물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 담화문에서조차 박대통령은 세월호참사에 대한 자신과 청와대의 책임에 대한 구체적 성찰과 반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최종 책임'이란 그저 도의적 책임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포함한 성역 없는 국정조사이다.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더 근원적인 정치적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세월호참사의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이번 참사가 천재가 아니라 인재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헌법이 국민을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가장 큰 책임을 행정수반인 대통령에게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되자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버리고 대다수 국민보다 소수 대기업의 이익을 앞세우는 국정운영기조를 강화해온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세월호참사에서 드러난 타자들의 치명적 잘못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책임을 지도록 끈질기게 요구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겐 정부가 하나님이 위임한 권력을 정의롭게 사용하지 못하면,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 예언자들 그리고 예수님과 사도들(행 4:19; 5:29)처럼 양심의 요구에 따라 "아니요!" 라고 정정당당하게 외쳐야할 중차대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롬 13:1-7, 특히 5절). 혹자는 그리스도인들은 신사참배의 경우처럼 정부가 우상숭배를 요구할 때만 저항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경은 우상숭배의 본질은 탐욕이라고 말한다(골 3:5). 사람의 생명보다 자기 권력을 앞세우면 그건 무서운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곧 우상숭배이다.

마지막 실종자 한 사람의 구조와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을 숫자로 대하지 않고 그 이름으로 부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지막 실종자 한 사람이 구조될 때까지 그 가족들과 함께 그들의 이름을 간절히 부를 것이다. 정부는 그 때까지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주길 바란다. 언론인이나 지도층 인사들 심지어는 목사들이 세월호피해자들을 비하하고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서슴없이 쏟아내는 것에 우리는 분노한다. 하나님께서 엄중히 심판하기 전에 즉각 중단하고 석고 대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하고자 한다(롬 12:15). 우리는 하나님께서 침몰해가는 대한민국호를 불쌍히 여기사 건져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다음의 사항을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1. 국회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1.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마지막 실종자 한 사람까지 구조하라

1.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월호참사에 대해 책임져라

2014년 5월 29일 생명평화마당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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