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 2기의 내각을 이끌어 갈 국무총리 인사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안대희 전 대법관이 국무총리 후보를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두고 거센 비판이 나올것으로 예상된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28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총리 후보직 사퇴를 밝혔다.

지난 22일 세월호 참사의 대처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의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지 엿새만이다. 안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이상 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돼준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버겁다"며 "저를 믿고 총리 후보로 지명한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전관예우라는 오해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했다."며 "지명된 후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그간 국민이 보내준 분에 넘친 사랑에 깊이 감사"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공직사회의 개혁을 추진할 상징적 인물로 부각됐다.

하지만 대법관 퇴직후 지난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관예우 와 고소득 논란의 중심에 서게됐고, 야권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인사청문회도 거치지 못하고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김용준 전 대통력직인수위원장의 총리후보직 사퇴같은 일이 반복됨에 따라 인사검증을 총괄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때 '국민검사'로 인기를 끌었을 정도로 원칙과 청렴의 이미지를 갖춘 그를 2기 내각의 수장으로 세워 공직사회를 대개조함으로써 정부출범 후 최대위기를 정면돌파하려 했다. 안 후보자 역시 지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책임 총리'를 자청했다.

안 후보의 낙마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내각과 청와대 개편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후임 국가정보원장과 안보실장의 후임 인선이 마땅한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안배를 고려해야하는 변수가 있어 안 후보 낙마의 충격파는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안 후보가 점심을 먹고 온 후 사퇴를 결정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차기 후보자로 올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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