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탄소를 흡수하는 지역인 반면 북한 지역은 '탄소 배출원'으로 바뀌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우균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27일 탄소수지 모형을 이용해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남북한 탄소수지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한반도 육상 생태계와 대기간의 탄소 교환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해 남북한 탄소수지 변화를 공간에 따라 정량화했다.
분석 결과 1980년대 북한은 매년 약 0.83tC(탄소톤)/ha, 남한은 매년 약 1.09tC/ha의 탄소를 흡수해 남북한 지역 탄소 흡수량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990년대부터 남북한 지역 탄소 흡수량의 차이는 점점 커졌다.
1990년대 북한의 탄소 흡수량은 매년 약 0.23tC/ha으로 감소했다. 2000년대에는 북한 지역이 '탄소 배출원'(-0.04tC/ha)으로 전환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1990년대 남한 지역 탄소 흡수량은 1.09tC/ha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2000년대 남한 지역 산림 면적이 감소해 탄소 흡수량이 0.66tC/ha로 줄었지만 여전히 '탄소 흡수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 연구팀은 남북한 탄소 흡수량의 차이를 토지 이용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1980년대 이후 산림이 황폐화 돼 산림 면이 급격히 줄었고, 그만큼 탄소 흡수량도 감소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육상에서의 탄소 흡수량이 배출량보다 적어 '탄소 배출원'으로 바뀐 것이다.
연구팀은 북한이 적은 양의 온실 가스를 배출하고 있지만 허술한 토지관리로 국제 탄소수지에 악영항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건강한 육상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산림을 비롯한 토지 관리는 국가 단위의 탄소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탄소 흡수원의 유지·확충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황폐지 복구 문제를 국제적인 관심사로 만들어 전 지구 차원의 탄소수지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가 한국식물학회(Journal of Plant Biology)에 투고한 이 논문은 이날부터 3일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전 지구 탄소프로젝트(GCP·Global Carbon Project) 과학위원회에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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