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선거, 극우·반유로화파 약진

【브뤼셀=AP/뉴시스】 25일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파와 유로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약진함으로써 유럽연합(EU)의 권한을 약화시키거나 이를 폐기시키려는 정당들의 발언권이 세지게 됐다.

최근 며칠 간의 여론조사 결과 유로화에 회의적인 세력들은 EU 의회의 751 의석 가운데 3분의 1까지 점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프랑스의 극우 국민전선당이다. 2개의 여론조사 기관들이 출구조사한 결과 마린 르 펜이 이끄는 이 당은 25%의 득표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르 펜은 "주권자들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고삐를 되찾겠다고 선언한 셈이다"고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선거결과는 "자유를 향한 긴 행진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EU 28개국 가운데 21개국이 선거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는 이날 밤이나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EU 내의 국경 통제와 이민 문제에서 현재 미국과 협상하고 있는 무역 및 투자 협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유로화에 반대하는 정당들이 약진했다고 해도 친EU의 기존 정당들이 유럽 의회에서 여전히 다수파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수적인 유럽국민당그룹(EPP)는 이번 선거로 274석에서 211석으로 세가 줄어도 최대 단체의 지위는 유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극우 정당은 프랑스의 국민전선만이 아니어서 영국의 반EU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도 출구조사 결과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 유로화에 반대하는 '독일의 대안'당도 출구조사 결과 6.7%를 득표해 원내 진출에 성공할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 정당들이나 유로화 반대 정당들이 약진했다 해도 이들이 통일된 정책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르 펜은 네델란드의 극우파인 자유당과 유럽의회 내에서 협력하겠다고 공언했으나 UKIP 당수 나이젤 파라즈는 반이민 정강을 내건 이들 두 당과 협력할 여지가 없다고 천명했다.

독일의 대안당 당수 베른트 루케도 투표가 끝난 뒤 "우리는 우파 포퓰리스트들과 협력할 생각은 없다"면서 자기네 당은 유로화에 반대할 뿐 EU는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43.1%로 2009년 선거보다 근소하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회선거 #극우파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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