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가 계엄령 선포 이후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하며서 태국 국내의 정정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군부는 22일 쿠데타 선언 이후 24일(현지시간) 상원의회를 해산하고 상원의 권한을 군부에 귀속시켰다.
태국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지휘부인 국가평화질서유지회의(NCPO) 윈타이 수와리 대변인은 방송을 통해 하원과 상원 인준이 필요한 법안에 대한 책임을 군부가 맡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상원이 이날 해산됐다고 덧붙였다.
NCPO는 쁘라윳 짠오차 육군 참모총장 및 총리권한대행이 의장을 맡고 있다. 쁘라윳 총장은 23일, 대외공관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군부가 직접 국정운영을 맡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임시내각을 설치하거나 대행총리를 임명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군부는 왕이 국가 수반이라는 점을 명시한 헌법 제2조만 제외하고 헌법 효력을 정지시켰다. 때문에 태국 정국의 앞날은 불분명하다.
태국 군부는 NCPO의 지도 아래 현행 헌법을 폐지하고 '국민회의'라는 이름의 기구를 통해 새 헌법 질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경제, 법무, 치안 등 5개 분야로 나눠 군 중심의 통치기구를 만들고, 군·경 간부가 예산집행권을 갖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군부는 니왕탐롱 분송파이산 과도정부 총리 대행과 퇴진한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비롯해 내각의 전,현직 고위관료, 정치인들 155명에 대한 소환통보를 내렸다. 잉락 전 총리는 소환에 응했으며 주요 인사 100여명이 구금됐다.
군부는 또한 잉락 전 총리의 오빠인 탁신 전 총리 지지자들 일명 '레드셔츠' 탄압에 나섰다. 특히 잉락 전 총리 지지세가 강한 북부지역에서만 '레드셔츠' 22명이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 광정에서 폭탄과 탄약 차량등 400여점이 압수됐다. 또, 친(親)탁신 세력인 반독재민주연합(UDD)의 시위 장소 인근에서 수류탄과 연막탄, 탄약, 통신장비 등 무기를 압수했다고 군부는 밝혔다.
쿠데타 선포 이후 방콕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반발한 산발적 시위를 벌이고 있다. 24일, 수백명의 시위대는 방콕에 있는 전승기념탑에 모여서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하지만 군부는 계엄령 선언 이후 태국 전역에 5명 이상 모이는 집회를 금지시키고 야간 통금령을 내린 상태여서 유혈사태 또한 우려되고 있다.
NCPO의 의장인 프라윳 육군 참모총장은 왕비 근위병 출신의 왕당파 군인으로 2010년 반정부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을 명령한 바 있다. 당시 군부 강경진압으로 '레드 셔츠' 90여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