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과 비탄에 잠겨 있다. 통곡하며 눈물 흘리는 이들이 교회 공동체에 함께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들을 위로하며 함께 기도해야 할까.
(사)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 이사장 김경원 목사, 대표회장 이건영 목사)는 22일 오후 서현교회(담임 김경원 목사)는 '고통의 시대 목회자 무엇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며, "절망하며 가슴 아파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울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소망을 가져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세미나 취지를 설명했다.
세미나는 김찬공 목사(교갱협 상임총무, 안양석수교회)의 사회로, 김경원 이사장과 이건영 대표회장(인천제2교회)이 인사말과 취지를 전했다.
이어 최의헌 원장(연세로뎀정신과의원, 목사)는 '재난과 고통, 사별의 슬픔과 관련한 정신의학적 진단'을 이관직 교수(총신대)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설교를 위한 목회상담적 성찰'을, 이규왕 목사(교갱협 법인이사, 수원제일교회)는 '고통의 시대 목회자, 무엇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 강단설교의 관점'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이규왕 목사는 먼저 "세월호의 참사로 피해 가족의 고통은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며 "온 국민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일처럼 모두 가슴 아파하며 진행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 크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금번 세월호 참사의 배후에 구원파라는 종교집단이 문제의 핵심주체로 드러나고 있다. 그들이 똘똘 뭉쳐서 종교탄압이라는 이름으로 순교까지 불사하겠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온 국민 정서에 기성 교회에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에 좋지 않은 인식을 끼치고 있다"며 구원파가 개입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우리 목회자들이 정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는 '설교의 방법론이 아니라 설교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설교자들이 이번 세월호 사건을 설교할 때에 가장 가능성 있는 접근이 바로 '죄와 벌'이라는 인과론적인 설명일 것"이라며 "어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누군가의 죄와 연결시켜서 죄의 문제를 지적하려는 시도는 목회자가 가장 쉽게 받을 수 있는 유혹"이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이 목사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 무조건 죄와 연관시키는 것에 대해 크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사건마다 그 연계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모든 고통을 죄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은 고통의 원인을 무작정 죄 때문이라고 연결하는 습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목사는 성경을 인용하며 "예수님은 죄의 결과로 몰려는 유대인의 생각이 잘못이라고 지적하셨다"면서 "인과론적 결론으로 죄를 지적하고 질타하는 것보다, 오히려 하나님은 심판을 겪는 사람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위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그는 "설교자의 사명 중에 선지자적인 요소가 있고 한다면 세월호의 사건을 통해 무엇을 예언하고 가르치려는 마음이 아니라, 참담한 이스라엘을 바라보며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하던 선지자들과 같은 심정으로 말씀을 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교회 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슬픔에 젖어있는 가족들과 더불어 슬퍼하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것"이라며 "설교자들은 고통 중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며, 또한 함께 아파하고 있는 성도들을 위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우선적인 사역"이라고 위로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희망과 비전의 메시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는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참혹함 중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부활이라는 소망을 가져다 준 희망의 종교"라며 "세월호 참사가 부끄러운 사건이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하고, 신앙의 힘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도록 희망과 비전의 설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교회와 설교자는 깊은 실의와 좌절에 빠져있는 회중들에게 여호수아처럼 주의 이름으로 다시 일어서자는 설교를 할 때"라며 "겸손한 믿음으로 전하며, 세월호 참사와 그로 인한 아픔들을 승리하자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