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 등 국제브랜드 카드에 지급되는 수수료 인하가 지지부진하다. 한·미간 통상 마찰 우려가 작용한데다 해당 카드사들이 반대의사를 보이면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수수료체계 개편이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 등이 찍힌 국제브랜드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하면 결제액의 0.2~1.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한다. 국내에서 사용할 때는 0.04%의 수수료를 카드사가 부담한다. 대신 소비자는 카드 연회비 형태로 연 3000~5000원을 내고 있어 결국 수수료는 소비자에 전가된다.
2012년 수수료만 1천350억원에 달하며 이는 연회비 1만원 당 3천원에서 5천원 정도가 해외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되는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비자·마스터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할 때 국내 카드사망을 사용함에도 이들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수수료 체계 개편을 추진해왔다.
금융당국은 국내에서 해외 브랜드 카드를 사용할 때에도 해외에서와 같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소비자가 직접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브랜드카드사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대해 "미국 업체에 대한 차별" 한·미 FTA 위반 소지가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이후 논의에 진전이 없다. 때문에 당국은 여신금융협회 차원에서 국제브랜드카드사들과 논의는 계속해서 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초에는 카드 3사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 등 각종 현안으로 금융당국이 수수료 개편에 대해 여력이 없어지면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도 밀려 있다.
금융당국은 직접적으로 수수료 체계 개편을 추진해왔지만 '당국 압박'이라는 이들 카드사의 문제 제기를 의식해 여신협회에 맡겨 놓고 있지만, 협회를 구성하는 카드사들은 적극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는 국내 카드사들이 국제브랜드 카드사들에 수수료를 준 뒤 리베이트를 받아오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낸다면 리베이트가 없어져 0.04%의 수수료도 인하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 한 해에만 국내카드사들이 마케팅비 명목으로 500여억원을 국제브랜드카드사에서 돌려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수수료 체계 개편이 필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실적으로 당분간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신 협의를 계속 할 방침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