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페리우스, "경건이 교육과 무관할 경우 유약하고 불확실"

17일, 제5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및 웨슬리 회심기념 공동학술대회 개최
고신대 황대우 교수가 역사 속에 묻힌 말부르크 종교개혁자 히페리우스의 신학에 대해 소개했다.   ©오상아 기자

웨슬리 회심기념 및 제5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공동학술대회 가 '종교개혁과 존 웨슬리: 종교개혁의 다양성'을 주제로 1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우석기념관 강당에서 130여명의 신학자들과 관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말부르크의 종교개혁자 히페리우스: 그의 학문적 경건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 황대우 교수(고신대)는 "16세기 종교개혁가 한 사람을 소개한다. 말부르크라는 도시는 1529년도 종교개혁가들이 성찬론 논쟁때문에 모였던 곳이고 여기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말부르크 대학이 1527년도 세워졌다. 이 학교는 개신교 종교개혁 이후 최초의 대학이다"며 "거기서 1542년부터 생을 마치는 1564년도까지 교수로 활동했던 히페리우스라는 인물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했다.

황 교수는 "그는 루터파에 속하지 않았다. 루터파와 개혁파 사이에 있는 것이 멜랑흐튼인데 멜랑흐톤 계열로 분류가 되다가 최근에는 개혁파 신학자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했다.

이어 "(히페리우스를)멜랑흐톤 쪽으로 신학적인 계보를 형성하도록 했던 사람이 독일 신학자 헤패인데 그와는 달리 네덜란드 수상을 지닌 사람은 개혁파 신학자라고 그의 신학적 노선을 변경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이것을 이어서 저도 개혁파 신학자로 분류를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히페리우스는 역사 속에 묻힌 말부르크 종교개혁자이다"며 "최근 몇몇 학자들에 의해 그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히페리우스는 중세시대 네덜란드에서 발원되어 종교개혁시대에는 유럽의 중부와 북부 전역에 퍼진 공동생화형제단의 근대적 경건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당대 만연한 성경적 인문주의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인문주의적 신학자다"고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히페리우스의 '학문적 경건으로서의 신학'에 관해 소개했다. 그는 "히페리우스는 신학의 정의를 고린도전서 1장에서 찾는다"고 말한다면서 히페리우스의 말을 인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고린도전서 1장에서 정의하기를, 신학이란, 폐기되는 이 세상의 지혜도, 이 세상의 원리도 아니며, 다만 신비에 속하는 하나님의 지혜로써, 감추어졌던 것이요, 하나님께서 세상 이전에 미리 정하신 것 이요, 자신의 영을 통해 계시하신 것이다."

이어 "히페리우스에 따르면 '완전한 신학'(Theologia perfecta)은 '그 저자가 진리 자체이신 불변하시는 하나님이시며'(Deus sit eius autor, qui est ipsa ueritas, qui est incommutabilis), '오직 거룩한 말씀'(Sacrae literae)인 성경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히페리우스 신학의 중심추는 '교회론'

그는 "히페리우스는 설교를 목회 사역의 핵심으로, 성경을 경건 생활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종교개혁자이다"며 "19세기 독일 신학자 헤페는 히페리우스가 독일 개혁파 교의학을 대표하는 첫 번째 교의학자라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히페리우스 신학의 핵심을 선택받은 자들로 구성된 교회라는 개념, 즉 교회론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이어 "헤페와 다르지 않게 아브라함 카이퍼도 역시 히페리우스의 교의학 구조를 '창조 -> 교회 -> 하나님의 영광'으로 분석하는데, 즉 하나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이 교회건설이며, 교회는 곧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히페리우스의 교회론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프릴링하우스도 역시 예정과 성화에 관한 핵심 구절인 에베소서 1장 4절을 히페리우스 신학의 열쇠로 간주하면서 그의 신학이 교회론적이라고 주장한다. 프릴링하우스의 주장에 의하면 히페리우스에게 있어서 교회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인데, 여기서 하나님의 영광은 에베소서 1장 4절이 말하는 교회의 거룩함과 무결함, 즉 교회의 삶과 일치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런 평가들을 고려할 때 히페리우스에게 신학은 교회와 분리될 수 없으며, 교회론이 그의 신학을 형성하는 중심추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히페리우스의 신학, 성경으로부터...교회로부터

황 교수는 "히페리우스는 신학의 본질과 신학의 실천적 결행에 관련한 기본적인 질문들을 자신의 주저 <바르게 형성되어야 할 신학 연구에 관하여>, 즉 <신학자에 관하여, 혹은 신학연구방법에 관하여>에서 논하는데, 성경을 중심으로 조직신학과 실천신학에 대한 관심을 다룬다"며 "여기서 성경중심이란 그가 성경을 매일 조직적으로 읽고 묵상할 것을 주장하는 것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신학은 자신의 원리를 하나님의 말씀과 성경에서 취하되, 탁상공론식의 사변적인 관점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취해야 한다"는 히페리우스의 입장을 소개했다.

그는 "히페리우스는 디모데후서 3장 16절을 주석하면서 성경의 유용성을 네 가지로 제시한다"며 "첫 번째 유용성은 교리(doctrina)를 제공한다는 것, 즉 성경이 구원 지식을 위해 필수적인 모든 것을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마디로, 성경은 우리의 신앙과 경건에 관한 모든 요점(loci communes = 공통의 자리들)이 가장 상세한 방법으로 해설되어 있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성경의 두 번째 유용성은 논박하는 기능이다. 즉 신앙문제와 관련하여 견해 차이가 발생할 때 문제를 종결짓는 최종적인 권위는 철학도 인간적인 전통도 아닌, 오직 성경 말씀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세 번째 유용성은 잘못된 개념과 나쁜 관습을 교정하여 바르게 하는 것이다"며 "마지막 네 번째 유용성은 교육하는 것이다. 이것은 참된 의와 하나님을 향한 경건과 이웃 사랑과 연결된다"고 했다.

웨슬리 회심기념 및 제5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공동학술대회가 '종교개혁과 존 웨슬리: 종교개혁의 다양성'을 주제로 17일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경건한 신앙, 세상의 교육적 학문, 상호 불가분의 관계"

황 교수는 "히페리우스는 이러한 성경의 사중적 유용성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휘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항상 성경의 실천적 유용성을 강조한다"며 "이런 점에서 히페리우스는 '학문적 경건'(pietas literata) 혹은 '경건한 학문'(literatura pia)을 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부르크의 종교개혁자에 따르면 기독교의 경건한 신앙과 세상의 교육적 학문, 즉 경건과 교육(pietas et eruditio)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다"며 히페리우스의 말을 인용했다.

"이 두 가지 능력, 즉 경건의 능력과 교육의 능력 사이에는 어떤 특별한 상호 관계가 있다. 그래서 두 (능력) 중 하나가 사라져버린다면 나머지 능력은 반드시 불완전하고 부족하고 거의 무용지물로 남게 된다. 하지만 둘 가운데 하나가 없어져야만 한다면 당연히 경건 없는 학문보다 학문 없는 경건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은 실로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에 대한 바른 방법과 사용이 공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경건이 거의 교육받지 못하고 교육과 무관할 경우 유약하고 불확실하다는 것이요, 또한 교육이 경건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것은 '이성과 기도'(ratio et oratio), '경건과 연설'(pietas et eloquentia)을 통합하려는 그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런 통합 노력은 그가 배운 스승 요아킴 포르티우스 링얼베르크, 특히 요하네스 슈투름에게서도 확인되는 공통점이다"며 "이 세 사람 모두 복음 설교를 위해 변증법과 수사학을 강조함으로써 경건과 학문의 통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히페리우스에 의하면 말씀은 교회를 감싸고 있고 교회는 말씀에 의해 존재한다. 교회의 강단, 즉 설교단에서 선포되는 설교 역시 하나님의 말씀으로써 가르치고, 책망하고, 양육하고 교정하고 역할을 감당하되, 위로하는 목소리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의 설교자를 통해서만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교사를 통해서도, 가정에서 가장을 통해서도 가르쳐져야 하는 것이므로, 교회의 설교와 학교의 강의와 가정의 성경읽기는 성경이라는 동일한 원리를 알아야 하고, 교회와 학교와 가정은 하나님의 동일한 말씀에 근거한 동일한 신학으로 서로 함께 묶여 있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의 통일성은 신앙적인 삶의 통일성과 유무상통해야 한다"는 히페리우스의 주장을 소개했다.

이어 "히페리우스는 성경의 원리가 순수한 신학을 향한 길을 스스로 찾는다고 주장하지만, 성경 이해를 단순히 몇몇 원리들을 기술적으로 적용하는 문제로 보지 않고 성경을 읽음으로써 영적인 유익을 얻게 되는 것은 오직 성령의 비밀이라고 보기 때문에 기도 없이는 성경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도 했다.

하나님의 말씀 선포될 때 발생하는 신적 능력이 감동 일으켜

그는 "히페리우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말씀을 읽을 때나 들을 때, 하나님의 말씀 속에는 비밀스럽게 역사하시는 성령의 놀라운 능력이 함께 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속에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며 "그는 말씀의 놀라운 능력이 문자와 기록된 책 자체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덧붙여 "히페리우스에 따르면 기록되고 읽혀지고 선포되고 들려지는 말씀의 저자에게 시각을 고정되는 바로 그 순간 불가해한 방법으로 발생하는 신적인 능력에 의해 독자와 청중의 마음이 감동되어 회개와 믿음과 그와 같 은 다른 일들이 뒤따르게 된다는 것이다"고 했다.

황 교수는 "하지만 히페리우스의 이런 주장이 성경과 성경의 권위로부터 분리된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히페리우스는 하나님을 말씀의 저자로서 말씀의 하나님으로 간주하면서도 동시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자유를 주장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성경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에 달린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히페리우스에 의하면 누군가 진심으로 성경을 손에 들고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읽고 들으며, 자신의 심장을 하나님께 들어 올리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자신의 자비를 따라 자신의 손을 뻗어 말씀을 읽고 듣는 자의 마음 을 깨우치시고, 청결하게 하시고, 비추시고 거룩하게 하실 것이요, 또한 회개와 믿음과 자신의 성령과 다른 영적 은사들을 기꺼이 주실 것이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히페리우스는 신학자가 자신의 논증을 성경으로부터 도출할 때 비로소 변증적 대답을 제시할 수도 있고 신학적 방어도 가능하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고도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히페리우스의 가장 큰 공로와 가치는 설교학 분야와 신학 연구 방법론 분야에서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며 "그는 설교 기술이 수사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는데, 이것은 거룩한 신학과 세속적인 학문의 관계를 여왕과 시녀의 관계로 규정짓는 그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히페리우스에게 신학은 경건한 학문이요, 학문적인 경건이다"고 말했다.

이외 이날은 '종교개혁신학의 창조적 종합으로서의 웨슬리신학'(김영태/성결대), '삶의 규칙: 존 웨슬리에게서 경건을 배우다'(이은재/감신대), '자유의지와 노예의지, 그 분기점으로서 웨슬리의 선행은총론'(장기영/서울신대), '취리 종교개혁과 헝가리 교회: 하인리히 블링거'(박상봉/대신대), '마르틴 부처의 예배에 대한 연구'(최윤배/장신대) 논문이 발표됐다.

학술대회의 경건회 설교는 이종윤 박사(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회장/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가 '은혜가 왕노릇 해야'(롬 5:12-21)을 제목으로 전했다.

이번 대회는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주최, 한국웨슬리학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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