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장남 조희준 씨(전 영산기독문화원 이사장)가 항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회 당회장 이영훈 목사가 두 사람의 1심 재판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다만 "장로 전체가 절대로 마음 나뉘지 말자"고 당부해 관심을 모았다.
이영훈 목사의 발언은 17일 오전 7시 CCMM 12층에서 열린 '교회창립60주년 비전특별위원회 발족예배 및 위원 위촉식'에서 나왔다. 그는 예배 설교를 통해 "교회 자체 문제 수습을 위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지냈다"고 언급하고, "2000년도 초에 일어났던 일인데, 큰 아들이 관련되어서 문제 된 것이 지금 모든 것이 다 드러나게 되어서 이번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며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이 목사는 이렇게 1심 재판 결과에 수긍하면서, "원로목사께서 결제권자로 결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들과) 같이 법정에 선 일은 제자인 본인으로서는 심히 안타깝고 괴로운 시간이었다"며 조용기 원로목사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장로회와 교역자가 하나되고, 그럼 아무 문제될 것 없다"며 "장로님 전체가 절대로 마음이 나뉘지 말고, 한 마음으로 주님 섬겨주시고 한 마음으로 전 교역자들도 교회 섬겨서 새로운 변화와 부흥 발전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했다. 이는 현재 교회 장로들 사이에서 조용기 목사의 설교 중단과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목사는 "교회가 주님의 은혜 가운데 발전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재정투명성이라는, 교회가 재정을 공개하는 수준까지 모든 것이 분명하고 바르게 또 문제 없게 여러 면에서 잘 정리되고 발전하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하고, "헌금의 상당수를 구제 선교에 사용하는데, 그럼에도 교회가 부족함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회의 과거를 정리하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으므로, 이제 대 사회적으로 크게 공헌하고 어둠을 밝히는 한 영혼을 살리는 교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총체적인 부실로 절망 가운데 가라앉고 있는데, 교회가 일어나 빛을 발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과거에 대한 모든 것은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로 다 마무리 됐고, 이제 후속조치를 각 위원회에서 함으로써 모든 것이 마무리 되는데, 더 이상 10~30년 전의 이야기로 문제제기를 하지 말자"면서 "2018년 창립 60주년 때 온 세상에 사랑과 섬김, 나눔의 빛을 비추는 교회로 우뚝서자"고 했다.
교회에 131억여원의 손해를 끼치고 세금 35억여원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됐던 조용기 목사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을 선고 받았다. 또 장남 조희준 씨는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항소 후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1심 판결 전 "어떠한 판결을 받더라도 하나님의 판결로 알고 순종하겠다" 했던 조 목사의 최후 진술이 다시금 회자되면서 사회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날 새로 위촉된 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윤배 장로는 인사말을 통해 "교회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과거사를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현재를 면밀히 분석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비전특별위원회의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막중한 일을 진행하다 보면 걸림돌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을 오히려 디딤돌 삼아 모든 일을 성공적으로 이뤄가자"고 당부했다.
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장로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그래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솔선수범해서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고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교회 단~장기 연도별 발전계획 수립 ▶유아 청년교회 부흥 ▶교회기구 및 조직 선진화 ▶재단과 교회, 총회 사이 관계성 개선 ▶교회의 대사회 공헌 등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1958년 설립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4년 현재 83만명의 성도를 지닌 세계 최대교회로 성장했고, 올해 창립 56주년을 맞이했다. 특별히 김 장로는 "교회 '비전특별위원회'와 같은 기구 발족이 교회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교회의 깊은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때문에 비전특별위원회는 예배 후 따로 모여 분과별 추진사안 등을 놓고 회의하며 그 시작을 힘있게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