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정당화를 즉각 중단하고, 평화헌법을 지켜나가길 촉구합니다.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누가복음 19:42)"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하나님이 평화의 주님임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온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이 땅에 전쟁이 끝나고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 항구적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함께 기도의 행진을 이어왔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지난해, 여러 차례의 성명과 서신을 통해 아베 정부가 우경화 행보를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약속인 평화헌법을 지켜나갈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 정부는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미명 하에 집단적 자위권을 정당화하고 군사력 보유를 통해 군사 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입니다.
아베 정부가 최근 외교와 안보 정책의 기본사상으로 삼고 있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표면적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통해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평화헌법의 해석변경을 통해 일본 단독으로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반평화적인 국가전략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촉발하게 되고, 긴장의 고조로 이어지게 되며, 상존해온 역내 영토 분쟁이 순식간에 무력충돌로 휘발될 수 있는 고도의 불안정 상태를 지속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시아 평화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와 더불어 역사교육을 왜곡하고, '위안부 문제'와 '관동(간토)대학살 문제'에 대한 국가책임을 부정하고 있으며,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강행하는 등, 일본 제국주의하에서 자행한 국가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행보에 대해서 심각한 유감을 표합니다. 일본 정부의 국가주의 정책은 과거 침략전쟁으로 고통받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국제적으로도 전시체제를 확산시켜가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아베 정부는 마태복음 26장 52절의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한다"고 기록한 바와 같이 군사력 보유를 통한 평화주의는 참 평화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군국주의의 최후가 부흥강국의 길이 아니라 전 세계를 화약고로 만들어 모두가 함께 망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에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아베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을 정당화하려는 적극적 평화주의 노선을 즉각 철회하고, 평화헌법의 개악을 중단하여, 진정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를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일본 정부는 제국주의하에서 자행된 모든 국가범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국가적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일본 정부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변화에 편승하여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셋째,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 약속인 평화헌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왜곡해석을 비롯한 이에 대한 어떠한 개악 시도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주님께서 맡겨주신 평화의 사명을 감당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아베 정부가 동북아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사려 깊게 판단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라며, 집단적 자위권을 정당화하는 시도를 중단하여 평화헌법을 지켜나가기를 촉구합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 땅에 정의와 생명, 평화를 이루기 위해 기도하며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정의·평화·생명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며, 동북아에서 '전쟁 없는 평화' 세상이 이뤄지는 그 날이 오기까지 평화헌법 수호와 이를 위한 연대를 광범위하게 펼쳐 갈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한일 양국과 동북아시아, 나아가 온 세계에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4년 5월 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총회 평화통일위원장 한기양
총회 총무 배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