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계 지도자가 "오늘날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꺼이 고난을 감내해야 한다"며 "복음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프린스턴대학교 법학 교수이자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인 로버트 조지 맥코믹 박사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0회 전미 가톨릭 조찬 기도회에 참석해 연설하며 "미국에서 기독교가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끝이 났다"며 이 같이 말했다. 맥코믹 박사는 가톨릭 교인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전했지만, 그의 메시지는 가톨릭을 넘어 모든 미국의 기독교 커뮤니티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편안하게 신앙할 수 있던 가톨릭의 시대는 이제 과거가 되었다. 이제 미국에서 신실한 기독교인, 좋은 가톨릭 교인, 복음의 진리에 헌신된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맥코믹 박사는 "미국 문화는 신실한 기독교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며, 특히 최근 들어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친낙태, 친동성애 어젠다를 언급했다. "이로 인해서 교인들은 예수님과 그 분의 신부인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하게 됐다"고 그는 밝혔다.
맥코믹 박사는 "세상은 우리가 악한 것을 선하다고 말하기를 거부하면 이러한 대가들을 치르라며 우리를 위협한다. 우리의 생각을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맞추기를 바라거나, 자신들에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일 없이 침묵을 지키기를 바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교인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세상에) 길들여진 교인이 되어서 복음을 부끄러워 하며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그는 말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 미국 기독교인들의 상황을 각각 종려주일과 성금요일에 비유하기도 했다. "종려주일에 그리스도와 그 분이 가르친 진리의 편에 서는 것은 '해도 되는 일'이었고,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호산나'라 외쳤다. 그러나 성금요일에 모든 상황은 바뀌었고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대신 '십자가에 달라'고 외쳐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
맥코믹 박사는 "이러한 시대에 기독교인들은 제자들처럼 그리스도를 부끄러워하며 부인하고 떠날 것인지 아니면 그 분의 어머니와 마리아처럼, 그리고 요한처럼 십자가 곁을 지킬 것인지의 선택에 직면하게 되고 이는 어려운 문제다"며,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질문이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 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기꺼이 치를 것인지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오늘날 복음의 증거자로 살아가는 것은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으로 스스로를 던지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가 이제까지 누리던 안전과 평화와 조용한 삶을 위협에 처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복음을 부끄러워 하지 않아서 차별을 받을 수도 있고 교육의 기회를 박탈 당할 수도, 사회적 혜택에서 소외 당할 수도, 직업을 잃을 수도, 자기 분야에서의 발전이 가로막힐 수도, 사회적 인정을 얻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진정한 우정을 잃을 수도, 가족에게서 멀어질 수도 있다"고 오늘날 신실한 교인들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오늘날 낙태는 여성 인권, 동성결혼은 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개념으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마치 낙태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이 사회 발전 역사의 관점에서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맥코믹 박사는 "교인들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지 않고자' 낙태나 결혼에 대한 자신들의 관점을 바꿔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교인들은 역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심판이라는 개념은 하나님의 심판을 대체하기 위한 세속주의의 허무하고 무의미하며 희망 없는 시도"라며 "하나님은 역사가 아니라, 하나님 그 자체이다. 역사는 우리의 심판자가 될 수 없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심판자이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맥코믹 박사는 "이 세상에서 인정 받는 교인, 편안하게 신앙하는 교인이 되기를 원하겠지만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고 그 분의 부활에 소망을 둔다면 모든 두려움을 이길 수 있다"며, "복음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란다"는 말로 연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