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부가 사상 처음으로 통계규모로 집계됐다. 대부분 비금융자산으로 절반 이상은 땅값이며 다른 나라에 비해 땅값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이 통계청과 함께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 공동개발 결과(잠정치)'에 따르면 2012년말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국부)은 1경630조6000억원으로 같은해 GDP 1377조5000억원의 7.7배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7.7배 규모로 호주와 거의 비슷한 규모이지만 아직 미국(96조9천780억달러), 일본(37조7천610억달러), 프랑스(17조4천430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게 자료의 설명이다. 이를 우리 국민 수대로 나누면 1인당 국민순자산이 2억1259만원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개인 부문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보유 규모를 구매력평가 환율로 환산하면 4인 기준 가구당 57만달러대로 미국의 63%, 일본의 82%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토지자산은 5604조8000억원으로 52.7%를 차지했다. GDP 대비 4.1배로 상대적으로 비싼 땅값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게 자료의 설명이다. 일본, 프랑스, 호주 등은 2.4~2.8배,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각각 1.3배, 1.6배에 달했다. 그만큼 우리의 토지자산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주요 자산인 주택의 시가총액은 3094조3000억원(GDP 대비 2.2배)로 추계됐다. 2000년 말 1.6배 수준이었으나 부동산시장 호황기를 거치며 2009년 말 2.2배로 상승한 후 횡보하고 있다.
이처럼 소득에 대한 자산가치의 비율이 높지만 대부분의 자산이 토지에 쏠려있게되면 부동산 경기에 따라 국부가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 다만 한은은 GDP 대비 토지자산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이 '버블'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경제 주체별 국민순자산 보유 규모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6천56조7천억원(57.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일반정부 2천736조원(25.7%), 비금융법인 1천524조7천억원(14.3%), 금융법인이 313조2천억원(2.9%) 등으로 뒤를 이었다.
자산유형별로는 토지가 5천604조8조원으로 전체의 52.7%를 차지했으며, 건설자산 3천852조5천억원(36.2%), 설비자산 660조원(6.2%), 지식재산생산물 252조7천억원(2.4%), 재고자산 314조2천원(3.0%)이 뒤를 이었다.
한편 국민대차대조표는 매년 말 기준 가계·정부·기업 등 각 경제주체가 보유한 비금융·금융자산의 총액과 증감을 연간 단위로 볼 수 있는 스톡통계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함수에 사용되는 자본투입물량(k)도 처음으로 공식적인 통계로 제공이 가능해 더 정교한 잠재성장률 계산도 가능하다."며 "산업별 자본스톡 통계가 갖춰지면서 산업별 생산성 분석도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한은과 통계청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5월마나 연간단위로 발표하며 앞으로 국부 통계 시 시계열 기간을 최대 1953년까지 확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