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전 영국성공회 수장이 빈곤층의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체험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는 최근 일주일 동안 자신이 대표로 있는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와 함께 사회 내 빈곤층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직접 빈곤층의 삶을 살아보는 체험을 했다.
그는 다른 교계 지도자들은 물론 교인들에게도 이러한 체험을 해 볼 것을 권했다. 즉, 일주일 동안 하루에 모든 식사를 2달러, 정확히는 1.7달러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이 작은 액수 안에서 하루에 먹을 것을 모두 구하고, 또 영양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액수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음식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았다. 정말로 값싼 식품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영양 결핍은 물론이고 식사를 할 때의 즐거움조차 누릴 수가 없었다"고도 소감을 전했다. "일주일 정도만 이렇게 살아도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일주일 이상씩이나 이런 식사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고도 말했다.
그가 이러한 체험을 하는 동안 크리스천에이드는 '리브 빌로우 더 라인(Live Below the Line)'이라는 이름 아래 성금 모금 운동을 벌였다. 이 성금은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극심한 빈곤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쓰이게 된다.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이러한 체험을 하게 된 계기로 "매일 밤 굶주린 배를 안고 잠자리에 들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12억 명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하고, 또한 스스로에게 도전을 안겨 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서 나와 똑같은 경험을 해 보기를 바란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고, 또 우리가 속한 이 세상에 대해서 잘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지난 주에 영국 의회에서 정부가 사회 내의 여러 가지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전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빈곤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재분배가 필수불가결한 결정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한 빈곤은 사회적 폭력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고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세계성공회의 본산인 영국성공회를 이끌어 왔다. 그는 재임 기간 온건한 리더십을 펼치면서도 교인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