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전문가 이구동성, "세월호 구조에 국가는 없었다"

유가족 대변인 "구조가 아니라, 동의하면 지원해주겠다고···"; "구조작업을 맡은 '언딘', '인양전문'이지 '구조전문' 아니였다"
13일 안산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에서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촉구를 위한 특별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촉구 강연회에서, 참석자들은 세월호 구조와 관련한 문제점과 정부 각 부처의 난맥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촉구를 위한 특별 강연회'는 예장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 주최로 13일 오후 안산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에서 진행됐다.

신상철 대표(전 서프라이즈 대표,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위원).    ©이동윤 기자

강사로 나선 신상철 대표(전 서프라이프 대표,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위원)은 "세월호의 구조에 국가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구조가 아닌 인양 전문회사인 언딘마린인더스트리가 세월호 구조의 총 책임을 맡게 된 경위가 무엇을까 참으로 궁금하던 차, 언딘의 대표이사가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며 "그는 스스로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가 뱉은 말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번 세월호 구조 업무가 얼마나 졸속적이었으며 비전문적·비효율적이고 무책임한 형태로 진행됐는지 속속들이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언딘 대표의 인터뷰 내용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세월호 구조에 국가는 없었다'는 사실 하나 뿐"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김윤상 언딘 대표가 '현장에 도착해보니 해경과 해군 모두 '멘붕''이라는 중대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세월호 참사의 시작은 '컨트롤타워의 부재'로부터 비롯됐다며 해경과 해군이 멘붕에 빠진 것은 그들에게 구조작업의 구체적 방향을 지시해야 할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재난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당연히 컨트롤타워의 최상부에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스스로 '청와대는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대단히 중대한 발표다. 이것은 '청와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고백과 같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며, 구조시간을 놓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었으니 국무총리가 책임질 일도 아닌 것이고, 장관들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그러니 이 사태에 국방부가 개입해야 하는지, 안행부가 맡아야 하는지, 일개 해경청이 총지휘를 해야 하는 것인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어린 생명들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말았다"고 밝혔다.

또 신 대표는 언딘은 인양업체였지, 구조 전문은 아니였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언딘 김윤상 대표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언딘 대표는 16일 현장으로 가는 길에 청해진해운 직원 전화를 받았고, 이날 약식 계약서와 함께 (해경으로부터) 구난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재난사태에 대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언딘이 막상 내려가 보니 멘붕에 빠진 해군과 해경만 있고, 인양하려고 갔는데 구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이건 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신 대표는 "언딘 대표 스스로가 자신들은 인양 전문이며, 구조 전문을 아니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해경은 '언딘은 국내 최고의 잠수업체', '언딘의 수색과 구조 실력은 해경보다 낫다'는 식의 발언을 거듭해, 언딘 대표도 '해경의 거듭된 언딘 칭찬, 우리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신 대표는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인양이 아니라, 사고에 이르게 된 사실규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의 총체적 책임은 박근혜 정부가 져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실규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구조적 문제와 고질적 병폐,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의 부재와 맞물린 국가중대재난"이라며 "세월호 선체에 대한 증거보전가처분 신청이 우선돼야 하며, 이 사건에 대한 긴밀한 협의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대변인(세월호가족대책위)은 유가족 관점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심정을 밝혔다.

유 대변인은 정부가 모든 책임을 유가족에게 떠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서 예은이를 잃었다. 유가족들에게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유가족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들을 꺼내야 한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 그런 유가족들에게 해경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조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구조 방법을 말하고 동의하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식의 말을 앵무새처럼 계속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 대변인은 거듭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지적하면서 "이번 사건을 겪으며 결론은, 무능 무책임 무감각한 정부였다. 해경, 해수부, 국무총리 모두 그랬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기자(고발 뉴스, MBC 해직기자) 역시 "현장에 도착해서 1시간 만에, 언론이 썩었고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유가족의 말씀처럼 '(유가족이) 만장일치로 동의한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겠다'는 해경을 말을 수십 번 들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정부는 자식들을 살리려고 내려온 가족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다"며 "구조 과정에서, 거짓말하는 정부와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정부는 같이 아파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에 불리할 것 같다고 생각하며, 이 사고가 필연적이며 누구나 막을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참사로 몰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못 구하는 상황이며 저 미개한 가족들과 이것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있는 것으로 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과정을 지켜보며 구조 작업과 감시 기능의 실패, 민주화되지 않고 투명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사고를 악화시킬 수 있는지 보게 됐다"며 "하지만 정부는 모든 방법을 위해 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벌써 오락프로 편성, 월드컵 체제로 넘어가려고 한다"고 결코 이 사건은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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