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메트로(1~4호선)의 전체 구간 중 36% 가장이 대지진에 취약해 내진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13일 서울메트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4호선 146.8㎞ 가운데 127.3km 구간은 내진 기능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74.1km 구간은 개량 및 보강 공사를 통해 내진 성능을 확보했지만 36%에 달하는 53.2km 구간은 여전히 지진에 취약했다.
이는 2005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도시철도 내진설계 기준'을 만들면서 철도공사가 5.7∼6.3 규모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이 전에 건설된 이들 구간에는 기준이 누락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2009년부터 지진 안정성 평가를 시행해 고가·교량·지상정거장 20.2㎞는 보강 공사가 우선 필요한 '핵심시설'로 분류하고, 또 옹벽·지하박스(지상에서 땅을 파서 시설을 만든 뒤 천장을 덮는 형식으로 공사한 구간) 33.0㎞ 구간은 핵심시설 다음으로 공사가 필요한 '중요시설'로 진단해 2011년부터 개량 및 보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비용이다. 서울메트로의 재정구조가 적자인데다 국가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내진 보강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다는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서울시와 메트로가 내진 보강 공사에 총 3220억원 중 지난해까지 투자한 돈은 470억원에 불과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개년간 투자할 836억원을 더해도 전체 비용의 4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미 2호선 신림∼신대방, 4호선 당고개∼상계 등 4개 구간에 대해서는 지난해 내진보강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를 전부 합쳐도 3.3㎞에 불과하다.
양측은 이와 관련, 과거 건설 기준 미비로 내진 기능이 확보되지 않은 구조물에 대해 현재 건설 기준을 준용해 국비를 지원해달라며 지난해 228억 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신규 노선 건설에 40%를 지원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원이 없다고 나타낸 상태다.
이 의원은 "적자 구조의 서울메트로 재정여건과 국비의 미 지원 등으로 내진보강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최근 동일본, 중국 쓰촨성 등 한반도 대규모 지진발생 등 지구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1~4호선 내진 보강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안전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서울시는 반드시 예산을 확보해 내진 기능을 빨리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메트로를 제외한 서울 5∼9호선과 부산·광주·대구·인천·대전 지하철은 내진설계기준이 모두 적용돼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