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수면상태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늘 오전 중으로 의식을 회복할 것으로 단정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 회장을 치료 중인 의료진은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의식 회복시간을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 회장은 수면상태에서 진정제 등의 약물을 투여받고 있으며, 의식이 회복될 때까지 해당 치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10시10분께 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도착 직후 심장 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이 회장은 저체온 치료를 받으면서 '깊은 수면상태'에 빠져있다. 저체온 치료는 심장 기능이 일시 정지된 환자의 체온을 내려 신진대사 및 산소 소비량을 감소,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저체온 치료법은 기본적으로 48시간 하는 치료"라면서 "저체온 상태에서 24시간에 걸쳐 여러가지 몸의 기능을 정상화 하기 위한 치료를 하고 다시 24시간에 걸쳐 정상체온을 회복하면 48시간이 된다. 이후 자연스럽게 의식이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체온이 정상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13일 오전에는 이 회장이 수면상태에서 깨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또 12일 오전 8시30분께 심장보조장치인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도 제거, 이 회장은 현재 에크모 없이 자가호흡을 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의 병실은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이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병원에 들렀다 회사로 출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병고에도 그룹 경영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 전무는 "그동안 회장님이 그룹 경영에 직접 관여해 오지 않았던 만큼 (병세치료는)경영하고는 관계없다"며 "(삼성 임원진은)평소에 해오던대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오늘 특별한 회의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평소 주최하는 회의 외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14일 수요 사장단 회의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