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만큼 해체되는 가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제적 빈곤과 나이차이가 다문화가정 불화의 주 원인으로 지적됐다.
12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13년도 다문화가정 이혼상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천258건의 다문화 가정 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내가 외국인인 경우가 1천17건으로 전년도(648건)에 비해 56.9% 증가했으며, 처음 분석을 시작한 2006년(121건)에 비해서는 8.4배나 늘었다는데 상담소의 설명이다.
상담소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불화에 있어 경제적 빈곤과 부부간 나이 차이가 주 요인으로 지적됐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63.6%로 집계돈 가운데 아내가 외국인인 가정의 상담자들 중 남편의 21.7%(221명)가 무직, 아내의 23.1%(235명)가 주부였다. 또한, 한국인 남편의 60.0%(610명)와 외국인 아내의 70.1%(713명)가 월수입이 전혀 없고, 한국인 남편의 67.2%(684명)와 외국인 아내의 84.4%(858명)가 보유재산이 전혀 없었다.
나이차이의 경우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아내보다 연상인 부부(796쌍) 중 나이 차이가 17~30살인 경우가 20.1%에 달했다. 11~12년 차이 13.6%, 7~8년 차이 12.9%, 9~10년 차이 12.4%, 13~14년 차이 9.9%, 15~16년 차이 8.9% 순이었다. 무려 31년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6쌍(0.8%) 있었다.
특히, 다문화가정 이혼상담에서는 한국인 남편이 상담소를 직접 방문한 건수가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인 남편의 방문 건수는 528건(51.9%)으로, 외국인 아내의 방문 건수(48.1%)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모두 한국인 남편보다 외국인 아내의 상담이 더 많았다. 한국인 남편의 상담 비율은 2011년 37.5%, 2012년 40.9%였다.
한국인 남편의 이혼상담 사유는 '아내의 가출'(30.7%)이 가장 많았고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장기별거, 성격차이, 배우자의 이혼강요, 생활양식 및 가치관 차이, 결혼조건 속임, 경제갈등 등)(28.4%), '아내 폭행'(10.0%) 순이었다.
외국인 아내의 이혼상담 사유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알코올 중독, 배우자의 이혼강요, 경제갈등, 빚, 성격차이, 질병, 무시모욕 등)'가 34.0%로 가장 많았고, '가정폭력'(27.2%), '남편의 가출'(10.8%) 순이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다문화 가정의 해체가 크게 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다문화인구통계'에 따르면 2005년 4151건이던 다문화 부부 이혼건수는 2012년 1만887건으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 6.7%에서 2012년에는 9.5%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은 2007년 14만2천가구이던 다문화가족은 2011년 25만3천가구, 2012년 26만8천가구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신국적별 혼인으로는 남편의 출신국적은 한국이 71.0%로 제일많은 가운데 중국(9.2%), 미국(5.5%), 일본(5.4%) 순이었다. 여자의 출신국적은 한국이 22.2%로 증가 추세, 외국에서는 중국(29.9%), 베트남(23.2%), 필리핀(7.8%)순이었다.
다문화 가정의 평균 결혼생활기간은 5.4년으로 조사됐으며,'5년 이상 10년 미만'이 35.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다음으로 '1년 이상 3년 미만'인 경우가 22.0%를 차지했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2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서는 다문화가족의 이혼·별거 이유로 성격 차이(48.1%)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경제적 무능력(20.7%)과 배우자 가족과의 갈등(7.0%)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