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Damascus) 인근 산악 지대에 위치한 사이드나야 성모 언약(the Convent of Our Lady of Saydnaya) 교회는 1,400년 동안 기독교인들이 예배를 드려온 교회이다. 최근엔 이 교회에서 이라크에서 피신을 온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로버트(Robert)라고 밝힌 한 이라크 기독교인은 테러와 핍박을 피해 이라크를 탈출해 이곳 시리아로 왔지만 이곳에서도 여전히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되어 중동을 휩쓸고 있는 반(反)정부 시위는 시리아의 정국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 2011년 9월 정부군은 탱크와 기관총을 사용하여 시리아의 도시 라스탄(Rastan)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였다.
지난 2011년 3월 중순 시리아 남부의 빈민 지역 다라아(Dara’a)에서 시작되었던 반정부 시위는 현재까지 2,600명(2011년 10월 말 현재 3천명)이 넘는 사상자와 수만 명이 체포되는 사태를 발생시켰다.
시리아에서 소수 종교 단체인 기독교 공동체는 현 정부가 몰락한 이후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 무슬림이 정권을 잡게 되면 기독교인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시리아의 기독교 공동체는 현 아사드(Assad) 대통령의 통치 아래 비교적 평화를 누려 왔다.
시리아 기독교 공동체는 시리아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떤 이들은 실제 규모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 기독교인 모두가 현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이집트에서 반정부 혁명 이후 기독교인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보며 아사드 대통령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면 종교간 갈등이 표출되는 내전이 일어나거나 다수인 수니파 무슬림들이 아사드를 지지했던 기독교인들에게 보복을 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이슬람의 소수파인 알라위트(Alawite)파(派)를 믿는 아사드 대통령의 가문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종파 간의 갈등을 조장하여 왔다.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은 중동에서 소수 종교인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은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정권이 몰락한 이후 급격히 와해 되었고,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Mubarak) 정권이 붕괴한 이후 이슬람주의자들이 부상하면서 기독교인들을 향한 테러와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중동의 나라 중 전체 인구에서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레바논에서도 15년 간의 내전에서 패자의 편에 섰던 레바논의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많은 시리아 국민들이 아사드 정권이 유지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잔악한 진압에 저항하기 위해 시위대들은 무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기독교인들도 시위에 동참하였고 몇몇 기독교인들은 반정부 시위의 주요 인물이 되기도 했으며, 반정부 시위대들은 시위에 동참한 기독교인들을 환영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알라위트 무슬림들 일부가 시위에 동참하자 수니파 무슬림들이 이들을 반기기도 했다. 사실 알라위트파 이슬람은 수니파 이슬람과 경쟁 관계인 시아(Shite)파 이슬람의 한 종파이다.
아랍 세계에서 일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중동에서 억압과 불평등을 몰아내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할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와중에 이슬람주의자들이 세력을 얻어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면 아랍 사회가 보수적이면서도 종교적으로 비관용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수도 다마스커스 인근 산악 지대 위치한 사이드나야 성모 언약 교회의 한 성도는 시리아의 기독교 공동체에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염려가 넓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