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유 전 회장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친형인 병일씨를 소환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3시께 병일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유병일씨는 '혐의를 인정하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라고만 답했다.
병일씨는 부친이 설립한 유성신협 등에서 부이사장 등을 맡은 바 있으며, 최근까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여만원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병일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과 함께 고문료를 지급받게 된 경위와 청해진해운에 대한 경영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채규정 전 전라북도 부지사를 이날 오후 1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주변인물 중 정계 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사 출신으로 정읍시장과 전북 부지사, 인산시장을 지낸 채 전 부지사는 2008년부터 자동차부품 전문업체인 온지구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회사지분의 1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검찰은 채 전 부지사가 다른 계열사 대표들과 비슷하게 유 전 회장의 사진을 고가에 구입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유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온지구가 다른 계열사인 다판다와 문진미디어, 세모 등과 함께 130억원을 천해지의 유상증자대금으로 제공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증자대금은 유 전 회장의 사진을 매입하기 위한 선급금 명목으로 사용된 후 사라져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