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연구위원(에너지기후정책 연구소)이 '에너지 위기 시대에 대한 생태 신학적 성찰 세미나'에서 "세계 인구의 85%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 '단순 소박한 삶'과 '배려하는 삶'을 지향하는 종교계가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UN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대한 생태 신학적 성찰 세미나'는 2014년 환경주일 기념해 9일 연세대 신과대학 4층 교수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에너지 위기 시대를 반성하는 예배'에 이어 이유진 연구위원의 발제 및 패널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패널로는 김은규 교수(성공회대), 손문 연구원(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김수연 교수(이화여대 여성신학연구소),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김영철 운영위원장(생명평화마당)이 참여했다.
이유진 연구위원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기후변화의 대안이 핵발전이라는 주장은 더이상 설 곳이 없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탈핵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국내적으로도 계속된 핵발전소 비리에, 가동중지, 전력난, 밀양송전탑 문제 등 전력 사용으로 인한 갈등과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종교계가 에너지 문제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신대에 시민들이 출자한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세워졌고, 기장 교단의 햇빛발전협동조합도 추진위를 구성, 햇빛발전소 1호기를 세우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100여 곳이 넘는 교회들이 교회 전기 사용량 10% 줄이기 사업을 벌이며, 서울 구로동 수원성교회에서는 교회절전소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 청파교회(담임 김기석 목사)를 녹색운동 우수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청파교회의 경우, 교회건립 100주년을 맞아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는 한전에 판매해 에너지 빈곤 가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비행기로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교인들은 자발적으로 '탄소발생 부담금'을 헌금으로 낸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는 예배시간에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며, 삶의 방식이 바꿔야 한다고 설교를 한다. 이렇게 교인들이 모은 '탄소발생 부담금'은 '녹색꿈 헌금'으로 적립해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몽골에 나무를 심는 일에 쓰이고 있다. 청파교회는 음식물 쓰레기도 남기는 법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환경운동 우수 교회 사례로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차 없는 교회'를 실천에 옮기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예 교회 주차장을 공원으로 바꾼 교회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종교의 녹색운동 대해서는, 원불교가 지난해 7월, 햇빛발전협동조합을 창립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원불교는 서울 가락동교당에 햇빛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 100개 교당에 100개의 햇빛발전소를 세우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조계종에서는 초파일 LED 연등제를 준비하고 있다. 조계종은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에 동참해 2016년까지 서울 시내 사찰 257개에서 에너지 소비를 1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면서 "이를 위해 서울 전 지역 조계사 신도들이 참여하는 '우리 동네 조계사 절전소' 1000개소 만들기, 대중교통 이용 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젠 녹색 불교'라는 책자를 발간해 사찰 에너지 절약 메뉴얼로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도선사와 달마사 및 호압사에 단열공사와 함께 펠릿보일러, 미니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