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름 유출' 양식장 피해 현실화

사건·사고
편집부 기자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유출된 기름띠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서남해안 청정 해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에는 벙커C유 13만9000ℓ와 경유 3만9000ℓ 등 총 20만3000ℓ가 적재돼 있으며 이 중 상당량이 침몰을 전후로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4일 "어제 동거차도 동쪽 해안가를 순찰한 결과 일부 기름이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출된 기름은 관매도 인근 병풍도와 동거차도, 서거차도까지 흘러 갯바위 등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기름띠는 특히, 주변 미역 양식장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식장은 사고 해역에서 4∼5㎞ 가량 떨어진 동거차도와 서거차도에 집중돼 있으며 톳, 미역, 전복, 불가시리 등을 키우고 있다. 이 지역은 양식 어업권 27건 186㏊와 마을 어업권 10건 653㏊ 등 모두 37건 839㏊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진도미역'을 생산하는 지역이어서 어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어민들은 특히, 미역 등 양식장 인근까지 기름띠가 밀려와 유막이 생기고 있다며 방제작업을 요구하고 있다.

방제작업에 참여한 한 선원은 "수일 째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기름띠가 바다에 떠 있다"며 "인근 해역까지 흘러들어갔고 일부 미역 양식장의 피해도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거차도 허학무(60) 이장은 "기름띠가 확산되면서 키우기도 힘들고 판로도 막혀 양식은 당장 포기해야 할 판이고 이달 중순부터 ㎏에 4만원이나 하는 불가시리를 채취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허 이장은 "바다가 삶의 터전이고 해산물이 유일한 생계 수단인 주민들이 대부분"이라며 "울고 불고 하소연도 하고 싶지만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해 말고 못꺼내고 있다"고 말했다.

범정부 대책본부는 어민들의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보고 전날 관련 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거차도, 서거차도 어업인들을 만나 유류보상 절차 등을 설명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피해 어민들에 대한 방제비 지원과 자발적으로 수색 구조작업에 참여한 어선에 면세유를 지급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 어업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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