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틀째인 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정부 합동분향소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조문객들로 2㎞에 달하는 긴 인간띠가 형성됐다.
이날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차려진 합동분향소 주변은 분향소 입구부터 화랑유원지 주차장, 산책로, 경기도 미술관을 돌아 안산화랑캠핑장에 이르기까지 4열로 거대한 인간띠를 만들었다.
연휴를 맞아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보였지만 지팡이를 짚은 노인부터 외국인, 학생 등도 적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지친 표정 하나 없이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 차례를 기다렸다.
길게 줄을 늘어선 조문객들 사이로 이날 오전 발인을 마친 고(故) 이모(17)양의 유족들이 분향소에 도착하자 조문객들은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이양 유족들은 헌화를 마치고 분향소 입구에서 전날(3일)에 이어 이틀째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10여 명의 희생자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희생자 유족들은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 보고 싶다' '가만 있으란 어른 말에 죽은 아이들! 그 에미 아비도 이렇게 가만 있습니다'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이날도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줬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한 중년 여성은 조문객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안산 합동분향소에는 1만8821명이 다녀갔다. 누적 조문객 수는 34만162명이다.
한편 전국 곳곳에 설치된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100만명을 넘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장례지원단(정부 장례지원단)은 지난달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임시합동분향소를 설치한 뒤 지난 3일까지 11일 동안 조문객 수는 모두 102만5천611명이라고 4일 밝혔다.
지역별 누적 조문객 수는 임시 및 공식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기도가 22만2천862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14만4천208명, 전남 6만2천264명, 충남 5만990명, 부산 3만4천469명 등이다.
분향소는 경기도 37곳, 전남 18곳, 충남 16곳, 서울 및 강원도 13곳, 울산 5곳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