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 "개들과 고양이들, 이곳 저곳 새들에게도 먹이를..."

제21회 기독교학술원 영성포럼서 '자연계에 대한 이해' 주제로 발제
김명혁 목사   ©기독일보 DB

2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부산총회 이후 WCC의 영성'을 주제로 진행된 제21회 기독교학술원 영성포럼에서 '자연계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명혁 박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동물, 식물 등 자연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냈다.

김 박사는 먼저 "저는 본래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로 저와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나 단체들을 심하게 비판하던 사람이다"며 "1974년 귀국 후 강원용 목사님과 조용기 목사님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비판을 했고 특히 WCC의 신학적인 입장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비판하던 사람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저는 언제부터인가 강원용 목사님을 이해하면서 존경하게 되었고 조용기 목사님도 이해하면서 존경하게 되었고 WCC에 속한 분들도 이해하면서 존경하게 되었다"며 "저는 이단이 아닌 기독교 단체들이나 사람들과 서로 교제하면서 서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로마 카톨릭이나 희랍 정교회나 WCC와도 교제하면서 서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애정 어린 비판을 하면서 말이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그래서 저는 지난번 부산 WCC총회에 참석하면서 11월 5일 오후 'Unity of the church in changing ecclesial landscapes of World Christianity- Theological(and personal) perspectives from the Korea Evangelical Fellowship'이라는 제목으로 강의까지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타종교인들과도 교제하고 협력하면서 사회와 민족과 세계의 평화를 도모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3.1운동을 일으켰던 민족의 지도자들인 이승훈 선생님과 길선주 목사님은 타종교인들과 협력하면서 독립운동과 평화운동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김 박사는 "저는 WCC에서 배워야 할 점들 중 하나는 사회적이고 세계적이고 생태적이고 우주적인 관심과 연대와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님의 관심은 사람들에게만 있지 않고 자연계 전부에게로 향하고 있는데 우리 개신교회 특히 보수교회들은 이점을 소홀히 하며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들은 로마 카톨릭교회와 WCC가 강조하는 아니 성경 말씀이 강조하는 자연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연계 사랑'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말하며 글을 쓰곤 하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며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서 자연만물을 세밀하게 섭리하시며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신 부분(시 104:10-19)', '구약성경에서 자연계의 위치를 매우 높게 자리매김한 구절(시 19:1-4)' 등을 소개했다.

또 짐승은 물론 해와 달, 별, 새에게까지 형제 자매라 부르던 성 프랜시스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박사는 "어느날 프랜스시의 일행이 간나리오라는 마을에 이르렀을 때 언덕 위 숲 속에서 참세 떼들의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며 "그때 프랜시스는 일생에게 '여기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저 참새 자매들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고 오겠다'며 언덕으로 올라갔다"고 했다.

언덕으로 올라간 프랜시스는 참새들에게 "오, 참새 자매들이여,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려고 합니다. 잠시 조용해 주면 좋겠습니다"고 하자 요란스럽게 지저귀던 새들이 일제히 소리를 그치고 조용해졌다고 김 박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어 참새들에게 프랜시스는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설교하고 마치면서 "자, 아까는 여러분 마음대로 즐겁게 노래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나님을 찬양하여 봅시다"고 하자 프랜시스가 설교하는 동안 머리를 갸우뚱 하고 조용히 듣고 있던 참새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입을 열어 하나님을 찬양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또 "한경직 목사님은 은퇴 후 남한산성에 가서 20여평의 작은 집에서 사시면서 자연의 품 안에서 자연과 더불어 26년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시다가 하늘로 가셨다"고도 말해다.

이어 그는 자신이 2011년 7월 18일에 '동물 사랑, 식물 사랑, 자연 사랑'이란 제목으로 쓴 글을 인용한다며 소개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곳 저곳에서 개들을 만나면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먹을 것을 주곤 했다. 물론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다음 언제나 남은 음식을 비닐 봉지에 싸가지고 다니다가 길가나 집 근처에서 만나는 개들에게 다가가서 먹을 것을 주곤 했다. 내가 만난 개들은 그들의 배경이나 신분이나 모양이나 성격과 상관 없이 내가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먹을 것을 주면 곧 부드러워져서 반가움을 표시하며 먹을 것을 받아 먹곤 했다. 좀 사나운 개들도 있다. 그러나 곧 태도가 바뀌어진다...내가 거의 매년 연변지역을 방문하여 고아 아이들을 돌아보곤 하는데 그곳에서 만나는 개들에게도 음식을 주곤 했다. 최근에 내가 음식을 먹은 후 남은 음식을 비닐 봉지에 넣자 나와 동행한 조선족 현지인이 개들에게 주려고 하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개들과 고양이들뿐은 아니다. 나는 이곳 저곳을 다니며 새들에게도 먹을 것을 주곤 하는데 새들도 먹이를 주는 나에게 달려 든다. 남아공의 높은 산에서도 모스크바의 호텔 근처 나무숲에서도 제주도의 숲 길에서도 서해 바다의 뱃길에서도 부산의 해운대 해변에서도 아니 수서 사무실 근처에서도 새우깡 같은 새들의 먹이를 던져주면 새들이 떼를 지어 나에게 달려든다. 해운대 해변에 갈 때마다 새우깡을 몇 봉지씩 사서 해변의 갈매기와 비둘기들에게 던져주곤 하는데 해변의 갈매기와 비둘기들이 떼를 지어 나에게 달려들곤 한다. 해변의 비둘기들 두 세마리가 아예 새우깡을 던져주는 내 팔 위에 함께 올라 앉아서 새우깡을 받아먹곤 한다. 그러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내 팔 위에 앉아서 새우깡을 받아 먹는 두 세 마리의 새들을 구경한다. 그때 찍은 재미있는 사진들이 여러 장 있다...

나는 2010년 늦은 여름에 제주도 바다에서 재미 있는 경험을 한 일이 있다. 늦은 여름이라 바다에 들어가기가 좀 서늘했지만 산과 바다를 아주 좋아하는 나는 바다에 뛰어 들어갔다. 서늘한 제주도 바다에 들어가서 한참 수영을 하는데 손바닥 크기의 물고기 한 마리가 내 옆으로 다가와서 내 옆에 그대로 있었다. 나는 물고기를 나의 두 손 안에 넣었다. 물론 물 안에서였다. 그 물고기는 내 두 손안에서 한참 동안 조용히 있더니 옆으로 드러 눕는 것이 아닌가! 조금 후에는 마치 잠을 자는 것과 같았다. 하도 이상해서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고 나는 헤엄을 쳐서 한 10미터 이상 되는 곳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그 물고기가 다시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나는 다시 그 물고기를 나의 두 손 안에 넣었다. 물론 물 안에서였다. 그 물고기는 내 두 손안에서 한참 동안 조용히 있더니 다시 옆으로 드러 눕는 것이 아닌가! 조금 후에는 다시 잠을 자는 것과 같았다. 나는 혼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물고기가 지금 너무 피곤해서 이러는가' '지금 이 물고기가 엄마를 잃은 것은 아닌가?' 그래서 나는 그 물고기를 두 손 안에 넣은 대로 해변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해변 얕은 물에 그 물고기를 놓아주었다. 여기서 좀 쉬든지 엄마를 찾든지 집을 찾아가라고 타일렀다. 물고기도 친절하게 대하면 그렇게 순해지는가?...

나는 산들과 해변을 거닐 때마다 거의 잊지 않고 하는 일이 하나있다. 산 속이나 해변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주워가지고 오는 일이다. 산을 올라갈 때는 커다란 쓰레기 봉지들을 주머니에 넣고 올라간다. 설악산 비룡 폭포를 오르고 내릴 때도, 제주도의 해변이나 숲 속을 거닐 때도, 서해안 외목 마을의 산을 오르고 내릴 때도, 태국의 해변을 거닐 때도, 사할린의 숲 속을 거닐 때도, 나는 쓰레기를 주워가지고 오곤 했다...제주도의 해변이나 숲 속을 거닐 때 나와 함께 동행하던 합신의 제자들도 할 수 없이 쓰레기를 주웠다...

나는 국내외의 호텔에 며칠 동안 묵을 때는 침대나 수건을 갈지도 말고 청소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Do not clean'이나 'Do not disturb'라는 푯말을 반드시 문밖에 걸곤 한다. 사실 집에서는 침대의 이불이나 시트를 매일 갈지도 않고 수건도 매일 바꾸지는 않는다. 나는 집에서도 수건을 이틀 동안 쓴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수건들을 골고루 사용하면 삼 사일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침대의 이불이나 시트나 수건들을 매일 세탁하면 그만큼 물이 오염될 것이고 지구가 오염될 것이다. 수년 전에 나의 제자인 최홍준 목사와 일본 어느 호텔의 같은 방에서 며칠을 잤는데 아침에 우리가 방을 나오려고 할 때 나보고 먼저 나가라고 했다. 'Do not clean'이나 'Do not disturb'라는 푯말을 걸지 못하게 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눈치를 채고 제자보고 먼저 나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을 사랑하고 지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Do not clean'이나 'Do not disturb'라는 푯말을 건다고 설명을 했더니 결국 내 말에 할 수 없이 굴복하고 말았다. 한 마디 더 하면 나는 호텔에서 나올 때는 반드시 팁을 놓는데 좀 넉넉하게 놓으면 그 다음날 방에 고맙다는 카드와 꽃이 놓여있는 경우도 있고 제네바의 어느 숙소를 나오려 할 때는 숙소를 관리하는 사람이 다음에도 꼭 오라는 말을 친절하게 했다..."

김명혁 박사는 "사랑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 사랑 특히 죄인들 사랑이 가장 귀중한다고 생각하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사랑으로 돌보시는 자연만물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이 너무너무 귀중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기도 물도 흙도 나무도 꽃도 풀도 새도 동물들도 모두 사랑하고 돌보는 것이 너무너무 귀중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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