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제21회 기독교학술원 영성포럼 개회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마음이 정결한 사람이 하나님을 보는 영안이 있다. 이 영안의 영성이 다른 모든 영성에 앞서는 것"이라고 설교했다.
'하나님의 가족'(마 5:1-13)을 제목으로 설교한 이장식 박사는 "예수님의 산상 설교에서 영성의 원천을 찾고자 한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깨끗한 물 위에 달빛이 밝히 비추이듯 깨끗한 마음이 하나님을 볼 수 있다"며 "예수님의 마음은 언제나 깨끗하고 맑아서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살피고 죽음을 앞에 둔 시간에도 하나님의 구원과 경륜과 섭리를 알아보시는 영안을 가졌다"고 했다.
이 박사는 "우리의 마음의 눈에 지상의 세속적인 욕망이 구름같이 끼이면 하늘에 초월하여 계시면서 역사를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알아 볼 수 없다"며 "마음을 가리우는 구름은 지상의 온갖 세속적인 물욕, 명예욕 및 권력욕 등인데 그것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교계의 여러가지 집단이기심으로 나타나서 서로 분쟁하고 나누어져서 개인이나 교회의 위신과 권위가 추락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름지기 마음이 깨끗해야 하나님을 볼 수 있고 또 하나님이 그 마음에 보이실 것"이라며 "그리되면 사람들이 교회와 교계 전면에 나와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서 교회와 교계의 성실한 일꾼이 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둘째는 마음이 깨끗해지면 가난한 마음, 애통하는 마음, 자비스런 마음 그리고 평화롭고 의로운 마음 곧 성스러운 하나님의 마음이 생길 것이다"며 "이 성스러운 마음은 개인의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남을 위하여 자기를 부인하거나 희생시켜서 이웃을 살리는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의 신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비참한 삶을 살다가 절망하여 귀중한 생명을 끊어버리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우리들과 우리 교회에 무슨 영성이 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또 "셋째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사람은 복이 있으니 하늘나라가 그의 것"이라는 말씀을 전하며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사회 관심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의 정치, 입법 및 사법단체를 비롯해 교육, 기업 그밖에 여러 분야에 불의와 부패가 만연돼 사회정의가 메말라 가고 있다"며 "정의로운 마음과 의지를 가지고 예언자적 사명으로 핍박을 불사하고 사회혁신에 힘써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그것은 일반 시민단체의 운동과는 달리 그리스도의 진리가 사회정의 속에 역동하는 영성이 되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교회가 그 자체의 정의가 실종상태가 되어 세상법정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비통한 일이다. 교계의 치욕이다"며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도덕적 감화와 지도력을 상실한 셈이다. 거꾸로 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이장식 박사는 "예수님의 산상설교에는 한 가지 더 아홉 번째 되는 복이 있다"며 "우리가 그리스도 때문에 모욕을 당하거나 핍박과 박해를 받으면 하늘에서 상을, 곧 축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이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그리스도와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해 고난을 받는 일인데 순교의 고난까지 의미하는 것이다"며 "순교는 그리스도인의 최고미덕이라고 한다. 또 그리스도인의 영성의 절정이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우리들의 신앙 선배들의 순교의 덕으로 우리가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순교찬양론을 썼고, 우리 한국 교회역사에도 일제시대와 6.25동란 때 순교한 평신도들과 목사들이 많이 있다"며 "오늘 우리들은 그분들의 순교의 공으로 편안하게 믿어가고 있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한의 교회에는 박해도 핍박도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 때문에 받는 비난이 아니고 신도들과 지도자들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식 박사는 "오늘 우리들의 교계 지도자들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세상살이를 하면서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 대신 개인의 영달과 명예를 탐하고 잇어서 그들 스스로가 만든 분쟁으로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만 그 분쟁을 해결할만한 영성은 없다"고도 쓴소리 했다.
또 "인간적인 지혜나 정치수완이나 다수의 힘으로 해결하련고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이장식 박사는 "예수님은 만인을 위하여 자기의 목숨을 바치는 십자가의 고난을 자처하셨다"며 "우리는 모름지기 그가 가르치시고 보여주신 고난을 본 받아서 하늘에서 상 받을 일을 해야하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세계교회 부흥과 갱신을 위해서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하겠다"고도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