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주의', '미디어 중독', '정보의 독점화에 따른 권력화' 등 미디어(Media)의 역기능을 진단하며, 현 시대를 극복할 대안적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경동 교수(감신대, 기독윤리학)는 2일 한국교회발전연구원(원장 이성희 목사)이 주최한 '미디어의 위기와 기독교 미디어' 심포지움에서 "한국교회가 공적 영역에서 감당해야 할 많은 사명이 있지만, 미디어와 연관해 기독교와 연관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며 "특히 미디어를 잘 이해하고 궁극적인 종교적 상징을 통해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벌일 때 선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미디어를 통한 문명의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치명적인 미디어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내용은 ▲기독교적 의사소통 방식으로 '전인격성'을 강조할 것 ▲오감(五感)적 미디어의 역할 필요 ▲미디어의 상징적 역할을 활용할 것 등이었다.
그는 "예언과 같은 하나님의 진리는 우리 시대 기독교가 회복해야 할 '영적 미디어'"라며 "성서는 예언과 환상, 그리고 꿈과 같은 신앙적 미디어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다양하게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독교 미디어가 오감적 기능과 예언자적 기능을 잘 조화해 궁극적인 종교적 상징성까지 나아가며, 현시대를 극복할 대안적 미디어를 창출하며 이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움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열렸으며, 유경동 교수가 발제를 담당했다. 발제 후, 장수철 교수(성공회대, 연출가)의 사회로 김기태 교수(호남대 신문방송학과, 한국미디어교육학 회장), 손은희 목사(예장 통합 사무국장), 이지성 교수(루터대)가 패널로 참여해 패널토의 및 전체토의가 진행됐다.
유 교수는 먼저 이 시대에 있어 미디어의 위력은 '혁명'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뉴스를 검색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며 "휴대폰의 대중화는 거리와 공간을 줄인 개인 간 의사소통의 시대를 열었고, 미니 홈피, 페이스북, 카카오톡, 개인 블로그는 뉴스를 수동적으로 보던 사람들을 '뉴스를 만드는 사람'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오늘날 미디어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윤리점 문제점들을 생산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교수는 미디어 본연의 목적인 인간의 사회망 형성에 역기능을 초래해 '시각주의', '미디어 중독', '정보의 독점에 따른 권력화'와 같은 심각한 현상들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시각주의'의 폐해로 '자폐증' 같은 대인 기피 증상을 예로 들었다. 그는 "TV 및 컴퓨터와 같은 '시각 미디어'에 하루 종일 노출되다 보니, 자연히 인간사이의 관계는 단절되고, 컴퓨터와의 대화에만 익숙하게 된다"면서 "청소년들이 부모들과의 대화는 잘하지 못하고, 컴퓨터와는 의사소통을 잘하는 심각한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미디어 중독'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유 교수는 "학교에서 아침에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전날 밤에 게임에서 몇만 명을 죽였다고 말한다"며 "이런 학생들에게 가상 공간에서라도 생명을 그렇게 죽였으면서, 생명을 살리는 신학 수업을 듣는 것이 모순이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미디어 중독'의 단적인 예로 설명했다.
또 유 교수는 "영상미디어를 통한 '중독'의 피해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인터넷 중독'은 생각보다 심각하며, 게임중독 등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분간하지 못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미디어의 권력화'에 대해서는, "미디어의 역기능 중 가장 심각한 폐해일 수 있으며, 국가권력과 인터넷 범죄와 사기 등 이런 것들의 공통점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라는 함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