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측근이자 계열사인 '다판다'의 송국빈(62) 대표가 30일 검찰에 출두했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송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송 대표는 검찰 청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을 따돌리고 변호사와 함께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송 대표가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관리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송 대표를 상대로 유 전 회장 일가와 그룹 계열사들 간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해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송 대표를 상대로 계열사간 자금 흐름과 유씨 일가 소유의 경영자문과 개입 여부, 회사에서 수십억 원을 건넨 이유, 유 전 회장의 사진을 고가에 사들여 유 전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에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아울러 2006년부터 6년 동안 세모신협의 이사장을 지냈던 송 대표가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등에 부당대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을 방침이다.
1994년 세모우리사주조합으로 출발한 세모신협은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세모, 문진미디어, 다판다 등 주요 계열사에 수십억원의 장단기 차입금을 대여해 준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적정한 심사를 거치지 않는 등 규정을 어긴 부실대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송 대표를 상대로 정확한 대출 금액 및 대출 자금의 사용처, 대출 과정에서 유 전 회장 일가의 지시나 개입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판다'는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회사로 유씨 일가의 자금줄 창구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다판다의 최대주주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로 3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진 최측근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이사가 24.4%의 지분으로 2대 주주로 올라있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이른바 7인방으로 불리는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30년 넘게 유 전 회장 곁을 지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삼우트레이딩 직원으로 일하던 1981년 당시 사장인 유 전 회장과 함께 모범 노사관계 사례자로 청와대에 초청돼 전두환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송 대표의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