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화엄사가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 문화재 등록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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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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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언론회, 논평 통해 "지리산은 불교뿐 아니라 '온 국민의 유산'" 강조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   ©자료사진

한국교회언론회(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를 '등록문화재' 지정을 통해 종교를 초월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보내려는 계획을 막고 있는 일부 불교계의 시도에 대해 강한 바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언론회는 28일 논평을 통해 "지난 4월 2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화엄사(이하 화엄사)에서는 정부 요로(청와대, 교육부, 문광부, 환경부, 문화재청, 서울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공문을 보내 이(문화재 등록)를 차단하려 하고 있다"며 화엄사의 이 같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교회언론회에 따르면 화엄사 측이 보낸 공문에는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의 문화재 등제 불가 이유에 대해 △불법건축물이라는 것과 △자격이 없는 유산을 등록하려한다 등 터무니없는 말로 '등록문화재' 절차를 가로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회언론회는 "지리산 선교사 유적지처럼 19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의 건축물들은 선진국처럼 마땅히 보호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히고 "이 유적지는 전남도 건축물 대장에 등재된 것이고, 그 토지 사용에 대해서도 소유주인 국립대학인 서울대학교에 납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김승동 목사

교회언론회는 "불교가 국․도립 공원 안의 불교계 불법 건축물을 양성화시키기 위해 '자연공원법'을 개정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통사찰보존법'이나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꼬집고 "문화유산에 대하여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역사, 문화, 건축 등 각 분야의 전문가의 판단이 우선이라고 본다. 불교가 비록 역사가 오래 되었지만 문화재 판단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주교, 기독교의 역사도 이미 근대의 역사적 가치를 지닐 만큼 세월이 흘렀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불교역사가 중요하다면 타 종교 역사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다"면서 "편협된 시각으로 논쟁보다는 그 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할 줄 아는 진지함도 있어야 한다"조언했다.

그러면서 교회언론회는 "이제 주무 부처인 문화재청을 비롯하여 정부에서는 불교계(화엄사)의 우리 역사와 관련된 선교사 유적지를 부정하고 폄훼하는 시각에 대하여 정확히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회언론회는 이어 "화엄사 공문 서두를 살펴보면 '민족의 영산이자 문수보살의 성지인 지리산은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유산'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리산은 온 국민의 유산이 아닌가?" 반문하고 "오직 불교만의 유산을 주장한다면, 우리나라가 '불교국가'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부정적 역사의 현장도 보존하려 한다"고 설명하면서 중국이 1966년부터 약 2년간 중국을 혼란하게 만들었던 충칭시의 홍위병(紅衛兵)들의 집단무덤도 2010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을 예로 들었다.

끝으로 교회언론회는 "우리 근․현대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역사 현장을 부인한다면 이는 반역사적·반국가적·반종교적 사고가 아니고 무엇인가?" 묻고 "왜곡으로 역사를 가리려 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더군다나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준 개화기 역사발전의 삶의 현장을 억지 논리로 막아서려는 시도는 결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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