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 개발자로 모질라(Mozilla) 사의 CEO로 임명되었던 브렌던 아이크(Brendan Eich)가 과거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법안에 기부한 사실이 밝혀진 후 사임해야 했던 사건을 두고 일부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이크는 2008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이성 간의 결혼만을 인정하는 주민발의안 프로포지션8의 통과 운동을 위해 기부한 적이 있으며, 이 같은 일이 밝혀진 이후 동성결혼 지지자들로부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결국 사임이라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사실상 해임에 가깝다. 이들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아이크가 계속해서 CEO로 남아 있게 된다면 모질라 사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겠다고까지 경고했다.
아이크는 수차례 자신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일에 기부한 것은 "개인적인 신념에 관련된 일"이며, "회사에서 하는 일과는 구분해 왔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모질라 사 역시 "아이크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회사는 모두의 결혼의 권리를 인정한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전해 왔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CEO의 개인적인 신념을 계속해서 문제 삼아 사임까지 요구한 것은 그의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비판 여론이 기독교계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동성결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그의 사임은 부당한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진보주의 정치 모임인 리얼클리어팔러틱스(RealClearPolitics)의 동성결혼 지지자 58명은 지난 주말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들과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보다는 처벌하려고 한 동성결혼 지지자들을 비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믿는 자유주의의 원칙은 우리와 생각이 반대인 사람들의 의견에도 진지하게 귀기울이는 것"이라며, 아이크의 사임을 주도한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이와 같은 원칙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58명은 모두 자신들이 "동성결혼 지지자로서 (이러한 결혼의 합법화를 위해) 헌신해 왔지만 마찬가지로 열린 사회와 활발한 공공 토론의 가치를 믿고 존중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우리는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의 신앙적 전통에서 비롯된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를 아예 없앨 수 없다. 단지 우리는 이들을 설득할 수 있다. 우리의 헌법 체계에서도 설득은 소수 집단에게 주어진 최고의 전략"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특히 "모두가 자신의 시각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 받아야 한다. 이러한 자유가 모두에게 보장되는 사회에서만 우리 역시 동성결혼과 성적소수자들의 인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며, "우리는 물론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