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을 수용키로 결정하자 여야 각당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논평에서 "오늘 의원총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변인은 "방송사의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설치 조항은 삭제하고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도입과 공영방송 이사 등에 대한 결격사유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수용했다"며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해왔던 것에 비하면 100% 만족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는 개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방송의 중립성을 위해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와 이사 등에 대한 결격사유를 강화하는 것도 매우 시급하게 확보돼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수정안 수용 이유를 설명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또 "현재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카드정보 유출과 관련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원자력 안전법 등 민생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 국민의 근심과 걱정을 해소하는 데 국회가 일조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고뇌에 찬 결단이었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이 방송법 개정안 수용 결정을 했지만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방송의 중립성을 위한 편성위원회 구성이라는 마땅한 요구마저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등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방송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번 결정에 원내 각 정당의 반응을 엇갈렸다.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던 새누리당은 "대승적 결단"이라며 이번 결정을 환영한 반면 타 야당은 혹평을 내놨다.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 결과를 접한 뒤 "갈등을 빚고 있었던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 설치 조항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많은 만큼 뒤늦게나마 이를 삭제키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계류 중이었던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원자력 안전법, 정보통신망법 등 민생과 안전에 관련된 120여건의 법안들이 드디어 그 빛을 보게 됐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승적 결단을 환영하며 국가적 환란으로 어려운 이 때 여야가 서로 상생의 정치를 위해 조금이나마 국민들께 국회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국회 미방위는 지난 2월에 노사 동수 편성위 구성을 합의한 바 있는데 보수언론이 집단 반발하자 새누리당이 합의를 파기하더니 오늘 새정치연합까지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당론 결정을 했다"며 "방송법이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어이없는 공세 앞에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 "도대체 누구를 위해 새누리당 요구대로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냐"며 "방송법과 기초연금법 처리에 합의하면 국민들이 국회가 제대로 굴러간다고 칭찬해줄 것이라 기대하는가. 쟁점 법안들 대충 통과시키고 선거운동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계산인가. 이것이 새정치냐"고 따졌다.